야설

개발 -프롤로그-

소라바다 3,504 2019.03.14 15:36
모든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변하게 되어 있다. 사과를 깎아서 먹지 않고 그대로 놔두면 변색되고 맛이 없어진다. 쇠는 갈 수록 녹슨다. 사람도 마찬가지로—정신적인 걸 말하자면 사람의 성격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성숙해지던 착해지던 어떻게든 변화하는데 대체로 어떠한 계기로 인해 변하는데….자신이 자각을 하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다.
 
 
김지혜는 21세 여대생으로 Y모 여대 2학년이다. 그녀는 화목한 중산층 가정에서 자라 남부럽지 않게 자랐으며, 미모도 화려하진 않지만 훈녀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이쁘며, 키 170cm 에 날씬한 체형을 유지하고 있어 남자들이 안 꼬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여중-여고-여대를 나와 남자들하곤 그다지 인연은 없었다. 부모님들은 그다지 보수적이진 않았지만 지혜의 성격 자체가 남자들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었고 단지 고등학생 때 자위를 몇 번 한 것 빼곤 성에 대한 경험이 아예 없었다.
 
지혜는 중학생 때부터 공부를 열심히 하고 그만큼 성적이 잘 나왔으며 명문 여대까지 들어갔다. 대학교에 들어가선 동기들과 함께 즐거운 캠퍼스 생활을 즐기면서도 전공 공부를 놓지 않았다. 학교 시간 외에는 카페에서 알바를 하며 용돈벌이를 하고 있다.
 
 
 
오후 3시, 지혜는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수업을 마친 뒤 캠퍼스를 빠져 나오면서 동기 및 선후배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청바지에 맨투맨을 입은 지혜는 매력적인 슬렌더 몸매를 감추는 듯이 입었고 화장도 연하게 했다. 지혜는 편한 걸 좋아하는 낙천적인 면이 많았다.
 
그러나 그 때부터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본다는 느낌이 왔다. 빵모자에 색안경을 쓴 왜소한 남자와 머리가 벗겨진 건장한 남자 둘이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을 쳐다본다는 걸 느꼈던 것이다. 지혜는 가끔 이런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불쾌한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신경쓰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알바를 하는 카페로 갔다.
 
카페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 지혜는 평범하게 손님을 친절히 응대하며 일을 하고 있었다. 근데 이번에도 누군가가 지켜본다는 쎄한 느낌이 왔다. 아까 캠퍼스를 빠져 나올 때의 그 두 남자는 아니지만 검정 티셔츠를 입은 또다른 남자가 스마트폰을 하는 척하며 힐끔 보고 있었던 것이다. 지혜는 확실치 않아 넘어갔지만.
 
저녁 10시, 알바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지혜는 그 날따라 쎄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곧 나중의 일을 예견하는 느낌이 되었다.
 
지혜의 집인 아파트로 가는 길이었다. 그녀의 뒤로 하얀 봉고차가 따라나왔다. 불길한 예감에 빠져나왔고 더이상 봉고차는 따라오지 않았다. 이번만.
 
안심하던 그 사이에 남자 셋이 뛰어 나와 갑자기 지혜를 잡아 봉고차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는 수면제를 넣은 손수건으로 막아 잠재웠다.
 
 
 
어두운 창고—그 비슷한 곳인지, 지혜는 그 곳에 끌려왔다. 한 세 시간 뒤에 깨어났다. 깨어난 뒤에도 정신을 차리는데 시간이 걸렸다. 천천히 자기가 어떻게 여기에 끌려왔는지를 기억했다.
 
-요즘엔 CCTV가 깔렸는 데도 납치를?
 
하고 생각하던 찰나에 누군가가 들어왔다. 6명이었다. 대체로 건장했고 그 중 3명은 아까 봤던 그 남자들이다.
 
“누구세요..? 왜 제가 여기 있는 거죠?”
 
지혜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그 중 리더로 보이는 남자가 지혜의 턱을 잡고 말했다.
 
“잘 들어” 그는 키 180cm에 날카롭게 생긴 외모로 누가봐도 험한 일을 할 것 같은 남자였다.
 
“여기 잡히게 되면 너를 성노예나 창녀로 만들기 위해 교육을 해. 그 전에 탈출하면 뒤질 줄 알아. 여긴 아무도 추적 못하는 곳이지 경찰도 못해.”
 
지혜는 공포에 떨며 그 이야기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