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동생의 여자3

소라바다 2,241 2018.12.14 04:41
동생의 여자 (3) 3.   태호는 사람들을 헤치며 자신에게 걸어오는 자기 자신을 향해 미소 지었다.   쌍둥이. 1분20초 차이로 내게 형 자리를 빼앗긴 녀석. 그리고  지금은......  내가 이어가던 그룹 후계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남자.     " 여어. 태수 오랜만이다. "   그의 뒤에 있던 사람들이 다시 한 번 깜짝 놀란다. 아무래도 태수가 새로 기용하고 있는 자신들의 사람들인 듯싶었다.   어차피 그룹 내에서 태호 자신의 존재는 이제 거의 지워져 갔으니 새로 자신의 주변을 채우고 있는 자들에게도 나의 존재를 알릴 필요가 없었을 테지....... 아니면 지금 옆에 있는 사람들은 견습생 정도의 인재들이거나...... 측근이라면 당연히 내 존재 정도는 알고 있을 테니 저따위 표정을 짓고 있진 않을 거야.......   태호는 싸늘한 마음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차가운 표정의 태수가 태호를 보며 말했다.   " 오랜만이네. 태호형. 여기 본사엔 웬일이야. "   태호는 자신을 형이라고 부르기 싫어서 버티다가 매일 아버지에게 맞던 태수의 어린 시절이 잠시 눈앞에 스쳐지나갔다. 한동안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그의 입에 붙은 호칭이었다. 하지만 아마 태수는 형이라는 단어를 자신만의 사전에는 세상과 다른 뜻으로 기록하고 있을지 모른다.   개새끼라든지 쓰레기라든지.......   가끔 그 사전에 머라고 적혀 있는 건지 태호는 궁금하기도 했다. 그는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회장님께서 부르셔서 만나 뵙고 나가는 길이다. 뭐....... 내가 너무 집에 오지 않으니까 호출하신 거겠지만. "   태호의 말이 끝나자 태수의 얼굴이 살짝 다른 색깔의 표정이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순간이라 어떤 색깔인지는 보지 못했다.   사실....... 집에 안 들어오는 것으로 부를 아버지가 아니라는 건 태수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곤란했다...... 간신히 이자식의 눈에서 벗어나 있었는데....... 본사로 들어오므로써 괜한 일에 휘말릴 수 있었다........ 지금의 평화가 깨어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잠시 시간이 멈춘 듯 서있던 태수는 태호에게 가볍게 목례를 했다.   " 그렇군...... 그럼 좀 바빠서 먼저 갈게. 언제 우리 형제 같이 자리나 만들어보자고. "   그리곤 태호 옆으로 사람들을 이끌고 지나갔다. 우루루 그를 따라 쫓아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가 등 뒤로 사라지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 태호는 그 자리에 멈춰 있었다. 잠시 그렇게 서 있다가 나지막한 한숨을 쉬고는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버튼을 눌렀다.   태호는 생각에 잠겼다.   아마 악연으로 뭉쳐진 전생이 있었다면...... 저 녀석과 나는 철천지원수로 수천 년의 시간이 얽혀있는 인연이었을 거야. 그 시간 속에서 서로를 죽이면서 지금까지 이어졌겠지...... 하하하....... 지겨운 새끼.......         **************         아버지가 대를 이어서 그룹을 키우고 있던 시절 이상하게도 집안에 자식이 귀했다. 아버지 같은 경우엔 형제가 꽤 많았는데 아버지 이후 자식을 얻지 못하고 속을 태우시고 있었다. 그러다가 느지막한 나이에 아들을 갑자기 둘을 얻었는데 그게 태호와 태수 우리 쌍둥이였다.   할아버지 재산이 분배되고 그중 수완이 좋은 아버지가 물려받은 HC물산을 키우기 시작한지 10여 년째 되는 해부터 급속히 크기 시작하였다. 재계(財界)에 어느 기업 못지않은 세력으로 자라나서 어느새 튼실한 발판을 기반으로 여러분야로 사업을 확장까지 하게 되더니 탄탄대로를 달리듯 성장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이런 기업행보에서 우리 쌍둥이의 탄생은 그리 좋은 의미가 아니었다. 차후 벌어질 후계 싸움의 씨앗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단 1분20초로 형과 아우가 갈렸지만 자라날수록 태수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아버지의 강요로 형이라고 생각했지만 태수는 태호를 인정하지 않았고 또래의 경쟁심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태호는 태호대로 이미 형이라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도 끊임없이 반발하는 태수의 존재는 꺾어 버려야 할 존재로밖에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쌍둥이는 서로 상대의 반쪽을 이루고 서로 자신의 운명의 반이 되어 의지한다고 누가 그랬었나? 빌어먹은 생체리듬이 비슷한 것마저 우리 둘은 저주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예를 들어 어느 한쪽이 사고로 팔이 부러지면 언젠가는 다른 한쪽도 팔이 부러졌다. 한쪽에서 병으로 아파 쓰러지면 어느새 다른 한쪽도 병에 걸려 쓰러지곤 했다.   태후는 그 와중에도 "형"이라는 자리를 지키기 위해 피와 땀을 쏟고 있었다. "장남"이라는 타이틀과 어려서부터 후계자라는 말을 들어왔었고 아버지 같은 사람이 되어야 된다는 얘기를 수없이 들으며 자랐기 때문에 그에 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언제나 일등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해왔었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해 태호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중학교를 진학하고 고등학교를 올라갈 때까지 태호가 일등을 유지하고 태수는 그 뒤에 이등을 유지하고 있었다. 언제나 자신이 앞서고 있는 것을 보며 그는 안심했다.   태호는 가끔 자신의 뒤에 있는 태수를 보며 남몰래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어느 날인가부터 이상한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느낌. 과연 그가 판도라의 상자를 열지 않았다면 좀 나았을 것인가?   태호는 머리를 흔들며 그런 생각을 떨쳐냈다.   어차피...... 뒤통수를 맞는 건 정해진 일이었어....... 그나마 알고 맞는 게 나았겠지......   우연히 깨닫게 된 그날....... 태호 자신에 비해서 태수는 생활에서 좀 더 여유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가 10시간 공부하면 태수도 10시간정도 같이 공부하곤 했었는데 우연히 보게 된 태수의 방에서 이상한 것을 보고 만 것이었다.   그도 같이 공부하고 있다는 생각에 경쟁심을 불태우는 자신에 비해 태수는 공부는 하는 척하고 있지만 여유롭게 공부와는 관계없는 책을 읽고 있었던 거였다. 그것도 내일 시험을 앞두고서........   그때부터 태호는 태수를 은밀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태수가 눈치 채지 못하게 조심해가며 은밀히 그의 모습을 살폈다. 그리고는 크게 분노하고 말았다.   그간 그가 보여준 것은 모두 거짓이었다. 거짓된 모습. 거짓으로 위장해온 시간들!   똑같은 시간 공부하고 있다고 믿었던 것도 실제 자신의 시간에 70%정도도 안 되는 시간...... 심하면 절반도 안 되는 시간만 공부에 사용할 뿐......... 나머지는 거의 놀고 있었다.   심지어 공부하는 척하고 몰래 집 밖을 빠져나가 놀다가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다. 학교에서는 이미 뻔히 아는 문제도 모르는 척 하며 틀리기까지 했다. 분명 그 전날 자신의 문제집에서 다 풀었던 문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틀려버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 나를 깔보고 있었던 거냐....... 이 자식........    태호가 느낀 감정은 단순히 분노가 아닌 증오였다. 살아오면서 처음 느낀 타인에 대한 증오.   자신의 밑이라고 믿고 있던 태수가 언제든 자신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는 것을 알고 난 뒤 태호는 그를 용서할 수 없었다. 아니 그동안 자신을 비웃으며 자기 앞에서는 분해했던 그의 모습이 실은 자기 자신을 비웃고 있었다는 생각에 치를 떨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자신은 지금까지 전력투구를 했음에도 언제든 태수의 밑에 깔려버릴 수 있다는 것에 좌절하고 있었다.   증오. 혈육임에도 불구하고 죽여 버리고 싶다는 증오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결국 태수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먼저 선제공격을 한 것은 태수였다.   마치 진주만을 공격하는 일본군처럼....... 그것도 가장 치명적이고 가장 치졸한 방법으로 태호의 것을 빼앗아가기 시작했다.     **************     그날은 임원 수련회가 끝나는 날이었다. 예정보다 하루 일찍 끝난 것은 곧 올라오는 태풍으로 내륙에 올라가는 교통편이 끊길 것이라는 일기예보 탓에 하루 일찍 끝마치고    서울로 올라온 것이었다.   김기사는 태호를 집 앞에 데려다주고 아버지의 호출로 급하게 본사로 돌아갔다. 태호는 간단한 짐을 메고 집 안으로 들어섰는데 이상하게 고요함을 느끼고 있었다.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인기척이 보이지 않았다. 물론 어머니는 지인들과 외국으로 여행을 떠난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집 안에 일하는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상한 일이었다.   태호는 인상을 쓰며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 마찬가지로 그를 맞이하는 가정부의 인사도 없었고 집 안 역시 조용했다. 그러나 태호가 신발을 벗으려는 순간 문 앞에 있는 신발에 깜짝 놀라고 있었다.   자기가 신는 것과 비슷한 남성용 단화 그리고 앙증스러운 여성용 단화.  문제는 그 여성용 단화가 눈에 익어 보이는 모델이었다.   뭐지? 설마......   태호는 불길함에 발소리를 죽이며 이층으로 올라갔다. 층계소리가 왠지 삐걱 소리를 낼 거 같았지만 조심조심 한걸음씩 올라가는 태호의 정성에 그리 큰소리는 나지 않았다.   이층에 올라가자 그제야 나지막한 소리가 들려왔다. 묘한 소리......  고양이 소리 같기도 하고 무언가 우는 소리 같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귀를 기울려 소리가 나는 방향을 찾았다. 역시 짐작대로 태수의 방 쪽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분명했다.   태호는 우선 자기 방으로 들어가 짐을 내려놓고, 창문을 열어 테라스로 나섰다. 집 구조상 방마다 테라스가 나와 있었고 그 폭이 그리 넓지 않아 힘껏 넘으며 건너편 방의 테라스로 건너 뛸 수 있었다.   태호는 운동화를 신고 조심스레 테라스 난간에 올라섰다. 이층이긴 했지만 나름 높이가 있었다. 떨어지면 죽지는 않아도 잘못 떨어지면 뼈 정도는 부러질 수 있었다.   그는 침을 한번 삼키고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힘껏 건너편 테라스로 뛰었다.   생각보다 폭이 넓지는 않아서 금세 난간에 매달릴 수 있었다. 문제는 소리가 나는 것이었는데 다행히 석재로 되어있는 난간이라 잘 매달리며 뛰면 그리 큰 소리는 나지 않았다.   살금살금 걸어가 다시 맞은 편 테라스를 향해 섰다. 그곳이 목표로 하는 태수의 방에 있는 테라스 이었다. 녀석은 평소에도 커튼을 치고 있는 녀석이라 열려 있을 리 만무했다.   흡혈귀야 머야. 왜 방에 맨날 커튼을 치고 살아.  병신 같은 새끼.   평상시 태수의 방을 볼 때마다 태호가 생각했던 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크게 도움이 될 상황이었다.   다시 심호흡을 하고 건너뛰었다. 미끈하며 한발이 아래로 떨어졌다.   아까 건넜던 테라스보다 폭이 조금 더 넓었던 것이었다. 눈으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는데 실제 뛰어보니 생각보다 넓어서 하마터면 떨어질 뻔했다. 터져 나올 뻔한 비명소리를 간신히 참고 난간을 넘어갔다.   저벅.   테라스에 한발 내딛을 때마다 신발 아래에서 모래 밟히는 소리가 났다. 태호는 침이 마르는 것을 느끼며 서서히 태수의 방을 엿볼 수 있는 창가로 다가갔다.   마침내 그는 창문가에 붙어 섰다. 그리고 창가에 귀를 붙이고 안에 들리는 소리에 귀 기울였다.     **************     " 태수오빠...... 아...... 아항..... .아........ "   " 학.....학...... "   " 아.... 오빠..... 거기 아..... 아파...... 아앙..... 흐윽........"   " 주연아 다리 좀 벌려봐....... 헉....헉...... "   순간 태호는 가슴이 탁 막히면서 숨을 쉴 수 없었다. 안에서 들리는 소리도 소리였지만 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았기 때문이었다. 설마 했던 생각이 현실로 그의 앞에 나타났다.   " 아학~~~ 앙~~ 태수오빠~~ 아항~~~ 아~~~ 이상해~~~ 아~~~ 뜨거워..... 아학~~~ 앙~ "   들떠서 신음소리를 내고 있는 여자애의 목소리는 분명 주연이었다.   신주연.   자신의 나이보다 한살 아래로 귀여운 여자애였다. 같은 재계 가문의 둘째딸. 아버지 간 소개로 만나 알게 된 사이였는데 눈이 정말 예쁜 아이였다.   보고만 있어도 그냥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여자아이로 유난히 가늘고 호리호리한 몸매가 눈에 띄었다. 거기에 찰랑거리는 긴 머리와 짙은 속눈썹, 갸름한 얼굴 그리고 연약한 분위기가 꼭 옆에서 하나하나 지켜줘야 될 거 같은 여자애로 처음 보는 순간부터 태호는 그녀에게 빠져들었다.   난생처음 그의 마음을 흔드는 여자아이의 존재였다.   벌써 그 애와 중2때 만나서 2년 넘게 계속 같이 사귀고 있었는데 태호는 그녀와 가끔 만나서 손만 잡고 다녀도 행복하기만 했었다.   근데...... 그런 그녀가 지금 태수의 방에서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는 거였다.   그것도 자신이 가장 미워하고 있는 태수 녀석의 품에 안겨서!!!   태호는 입 안이 바짝 마르고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게 당장이라도 창을 깨고 들어가 태수 녀석을 죽여 버리고 싶었다.   " 아~~~ 아~~ 오빠~~~ 아아~~~~~ "   주연이의 신음소리가 높게 울려 퍼졌다.   " 이러려고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내보낸 거냐...... 이런 개자식......."   태호는 왜 집에 인기척이 없는지, 왜 사람들이 없었는지 알 수 있었다. 어머니는 외국에 여행을 간 상태였고 아버지는 요새 긴급 프로젝트로 거의 집에 오지 못하고 있었다. 고작 일하는 사람들 몇 명뿐이 없었으니 그 사람들만 내보내면 이곳을 완전 둘만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거였다.   아니야...... 주연이가 저런 소리를 낼 리 없어....... 아니....  태수새끼와 어울리고 있을 리가 없어........ 직접 내 눈으로 확인하자...... 내가 직접 보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어........   순간 태호는 유리창을 깨고 들어갈까 생각했다.   하지만...... 두려웠다. 저 안에 있는 여자애가 주연이가 아닐까봐...... 그리고 저 여자애가 주연이가 맞을까봐......   부들부들 떨면서 창가에서 안을 엿볼 수 있는 곳이 없는지 오르락내리락 하며 틈을 찾았다.   어떻게 하든...... 눈으로 보고 싶었다.   분명.... 틈이 있을 거야.......   그때 정확한 자신의 감정은 지금 되돌아 생각해봐도 태호는 알 수 없었다. 그냥 무작정 봐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 헉....헉...... 그래..... 그렇게...... 엉덩이 좀 들어봐......헉...헉! "   " 아~~~ 아항~~ 아파..... 아~~ 오빠..... 아~~~ 배가 아....아픈 거 ...같아... 아~~~ 살살.....! "   그들의 소리가 계속 이어지는데 목이 마르고 숨이 찼다. 아랫배가 긴장으로 딱딱하게 굳어지고 장이 꼬이는 느낌이었다. 아무리 맴돌아도 처음 태호가 서있는 곳에서는 도저히 안이 보이지 않았다.   속이 타들어가던 그는 대담하게 커튼이 가려진 창문을 가로질러 건너편으로 건너갔다. 혹시나 햇볕의 방향에 따라 자신의 그림자가 창문에 비칠 수도 있었지만 이미 태호는 그런 것을 생각할 이성 따위는 없었다.   순간 붙은 창가에서 내려진 커튼 사이로 틈이 보이는 곳을 찾아냈다.   " 아~~~ 아~~ 악~~ 오빠~ 아~~~ 오빠~~ 오빠~~~ "   주연의 소리가 점점 빨라졌다.   태호가 틈으로 들여다보니 안에 태수의 벌거벗은 뒷모습이 보였다. 침대에 무릎 꿇고 앉아서 허리를 흔들고 있었는데 앞으로 밀 때마다 엉덩이 근육이 불뚝불뚝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가녀린 팔다리의 여자애가 있었다. 머리를 풀어헤치고 엉덩이를 위로 한 채 고개를 방문 쪽으로 돌리고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엉덩이가 보이는 상황이라 그녀의 얼굴은 전혀 볼 수 없었다. 그나마 반은 태호의 몸이 가리고 있었다.   주연이의 몸매가 저랬나....... 아니야..... 너무 말랐어...... 그리고 엉덩이가 저렇게 크지 않아...... 아니야......  저건.... 주연이가 아니야.....   태호는 순간 마음이 잦아드는 것을 느꼈다.   순간 태수가 엉덩이를 쑥 뽑으며 뒤로 물러섰다. 그의 몸에 가려있던 여자애의 모습이 드러났다. 가느다란 허벅지 사이 벌어진 그녀의 사타구니가 적나라하게 태호 눈앞에 펼쳐졌다. 선홍빛 속살에 구멍이 뻥 뚫렸다가 서서히 오므려지는 보지 주변에는 털이 잔뜩 나 있었다.   " 아항..... 오빠..... 아이......"   여자애의 칭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아니야. 주연이는 저렇게 털이 많지 않을 거야. 아직 가슴도 그리 나오지 않았는데.......   순간 태수가 그녀를 바로 눕혔다. 고개 돌리고 있던 그녀의 얼굴과 앞모습이 그대로 들어났다.   그리고...... 태호는 손을 꽉 쥐고 이를 악물었다. 손톱이 살을 파고들고 어금니를 하도 꽉 깨물어서 턱뼈가 튕겨 나가는 느낌이었다. 그의 눈에서 피눈물이 흘러넘치는 것처럼 뜨겁고 쓰라림에 눈앞이 붉어졌다.   아무리 보아도 돌아서 누운 여자애는 신주연이 맞았다. 자신이 마음속에 담아둔 소녀. 마치 봄날의 연둣빛 새싹 같은 그녀가....... 그냥 보기만 해도 좋았던 그 그녀가 지금 태수에게 다리를 벌리고 그녀의 보지에 태수의 자지를 받아드리고 있었다.   이내 다시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 그 사이에 엎드린 태수는 엉덩이를 들썩 거리며 흔들었다. 주연이는 머리를 흔들어대며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양팔로 태수의 엉덩이를 당기며 목은 뒤로 젖힌 채 점점 더 크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 아~~~ 오빠~~~ 태수오빠~~~~ 아아~~~ 사랑해~~~ 아~~ 사랑해~~~~~~아~~ 오빠~~~~! "   " 으으으으윽~!!!!! "   이내 태수가 짐승 같은 소리를 내며 허리를 튕기고는 자신의 물건을 뽑아 그녀의 아담한 젖가슴으로 가져갔다. 튀어 나오는 태수의 하얀 정액이 주연의 얼굴과 가슴에 가득 흩뿌려졌다.   태호는 너무 손을 꽉 쥐고 있어서 팔에 경련이 일어나고 있었다. 손바닥에 손톱이 파고 들어가고 주먹엔 피가 통하지 않았다.   부들부들 떨리는 발걸음으로 멀리 테라스 난간을 잡고 건너가기로 했다. 더 이상 이곳에 있다간 그들에게 자신을 들킬 거 같았다. 자신의 그림자가 창문으로 비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바깥에 테라스 난간을 잡고 매달려 건너는 방법 밖에 없었다. 순간 그의 발이 미끄러지면서 그대로 아래로 떨어졌다.   쿵.   다행히 아래는 잔디라 그나마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다만 떨어지며 발을 잘못 디뎌 발목을 접질렸다   발목에 끊어질 듯 한 통증을 느끼며 정원 덤불 아래로 굴러서 몸을 숨겼다. 한동안 그곳에 숨어 위를 쳐다보았지만 태수의 방 테라스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금세라도 창문을 열고 누군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한참 시간이 흘러도 나오지 않았다.   개새끼.......  개새끼...... 개새끼.......   태호는 손발을 덜덜 떨면서 잠시 웅크리고 있었다. 자신이 주연을 만나고 있는 것은 양가 부모님도 아는 일이었다. 당연히 태수도 자신이 그녀를 만나는 것에 대해 알고 있었다.   이런 개새끼.......!!!   처음 태수의 일을 알게 되었을 때 품었던 살의(殺意)가 다시 크게 솟구쳐 올라왔다. 분노로 머리가 돌아버릴 거 같았다. 머릿속 혈관들이 하나하나 터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우선 집에서 나가기로 했다. 지금 집 안에 들어가면 태수는 물론 자신을 속여 왔던 주연이 마저 죽여 버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었다.   태수의 머리를 뽀개고 싶었다. 주연이의 작은 머리도 망치로 쳐서 깨버리고 싶었다.   살인자가 될 수 없어..... 씨발.....    후달리는 손발을 주체할 수 없어서 거의 잔디밭을 기어서 대문으로 갔다. 온몸에 잔디물이 들고 흙이 묻어도 그건 그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긴 시간 기어서 대문에 도착한 태호는 집 쪽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잠깐 일층 거실 창문에 사람그림자가 있음을 알았다. 남자애의 그림자.   그리고 깨달았다. 자신이 오늘 하루 일찍 돌아온다는 사실을 태수도 알고 있었음을.   기사가 자신을 데리러 마중까지 나왔는데 그녀석이 모를 리 없었다. 태호는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그래........  개새끼....... 이게 네가 나한테 던지는 선전포고냐? 시팔........ 그래....... 어디 해보자...... 개새끼........이.....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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