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여승무원, 연인, 여자 - 31부

야동친구 1,309 2018.05.13 12:12
시계는 새벽 2시가 조금 넘었는데….
신호는 가고 있다.
하지만…
혜미가 계속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
뭔가…뭔가..
자꾸만 불안한 예감이 내 머리 속에서 자꾸만 맴돌고 있다.
“쏴아아아아~!!!!”
“우르르릉~!!! 쾅쾅~!!!”
짜증나게시리….!!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날씨까지도 왜 이렇게 지랄같담….
그저 비만 억수같이 쏟아대던 하늘이….
재미가 들린걸까…
심술보가 붙은걸까…
지금은 천둥번개까지 동반하며 지상에 미친듯이 폭우를 쏟아붓고 있었다…
그리고..그리고..
험악한 날씨처럼...
세차게 울리는 천둥소리처럼....
내 마음 속 불안도 점점 커져만 간다....
뭐야…도대체 왜 전화를 안받는거야….
초조하다…
너무나도 초조하다…
너무너무 피곤해서…
세상 모르고 곯아떨어진 걸까…
제발 그래주기를~!!!
하…하지만…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데….
어떻게 그걸 알 수 있냔 말이야!!!
애가 탄다…
속이 탄다…
온 몸이 초조함과 불안감으로 팽배하다.
근육과 신경이 바짝 곤두서고 있다.
제발…
제발…
꿈 속 세계에 있는거라면….
정말 그런거라면….
어서 의식이라는 항공기에 몸을 실어라.
넌 승무원이잖아.
어서어서 현실의 세계로 빠져나와라…!!
피곤하더라도…
힘들더라도…
창 밖이 시끄럽다 하더라도…
그래서 폰의 벨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래도…그래도…
무조건 깨어나라 혜미야…
무조건 깨어나서 전화를 받아라 혜미야…
이건 명령이야….
명령이란 말이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나는 기장이고, 넌 승무원이다.
그러니까 내 말을 들어라.
제발 제발…
전화를 받아라…혜미야…
한마디….
단 한마디라도 좋으니….
전화를 받아서는
뭐라고 단 한마디만이라도
네 목소리를 들려줘 혜미야….
난…난 지금….
너무너무 초조해…
긴장돼…
불안해…
그리고…
두려워…
두려워…혜미야…
너 때문에 두려워 미칠 것만 같아.
꿈 속에서 너를 보았어…
조금 전…
조금 전 깨어나기 바로 직전의 꿈 속에서 너를 보았어…
꿈 속에서 우리는 신혼부부였다…
기뻤어…
즐거웠어…
행복했어…
넌…넌 꿈속에서도 너무너무 귀엽고…사랑스럽고…다정하고…예뻤어…
마냥 즐겁고 행복하기만 한 꿈인줄로만 알았는데….
뭔가 이상했어…
뭔가 불안해졌어…
뭔가…흠칫했어…
뭔가…두려워졌어…
나를 향해 다정하게 흔들어 주고 있던 그 손….
그 손이….마치…
마치 나에게…
안녕이라고 작별을 고하는 것만 같았어….
너는…너는…
네가…오빠 곁에서 아득히 머나먼 저 어딘가로…
사라지는 것 같았어…
떠나가는 것 같았어…
마냥 즐겁고 행복한 꿈인줄로만 알았는데….
아니었어.
마냥 즐겁고 행복한 꿈이 아니었어…
결코 그런 꿈이 아니었어…
무서운 꿈이었어…
오빠를 두렵게 만드는 꿈이었어….
오빠를 꿈 속에서조차…
너무너무 두려워서….
절규하게 만드는….
답답하게 만드는….
미치도록 만드는….
악몽이었어!!!
제발..제발…
비록 새벽이긴 하지만….
전화를 받아줘 혜미야…
전화를 꼭 받아줘 혜미야…
부탁이다…
부탁이다…
제발 부탁이야…혜미야…!!!
여전히 신호는 가고있지만 전화를 받는 이가 없다…
몸이 계속 떨려온다…
진정이 안된다…
떨리는 몸을 주체할 수가 없다…
침착하자…
침착하자 임재성…
혜미는 전화를 받는다…
틀림없이 받는다…
침착하자 임재성….
침착해 지자…냉정해지자…
그래…그까짓 것~!!!
마음을 편하게 갖자….
되뇌어 본다…
그건 개꿈일 뿐이라고….!!!
혜미를 걱정하는 내 마음 속의 어두운 잔영이 무의식의 세계에서…
나를 놀래켜 주려고 빚어낸…
개꿈일 뿐인 것이라고!!!
그래…꿈은 현실과는 반대다…!!!
다시 한번 전화를 걸어보자…
혜미는 받는다…
반드시 받는다…
하나부터 열까지 세는 동안….
반드시 받는다…
안받으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다시 신호가 간다…
받아라…
받아라 혜미야….
받아라 혜미야~!!!
숫자를 세어 본다…
침착하게….침착하게…..
하나….
두울….
세엣….
네엣….
“여보세요….”
허헉~~!!!
혜…혜미가….
순간적으로 폰을 쥐고 있는 내 손이 흠칫 했다.
한 순간 마음 속에서 엄청난 전율이 밀려온다..
마침내…
폰의 저 편에서 혜미의 졸리운 듯한 목소리가…
내 귓가로 흘러들어온다!!!
“여보세요…”
졸리운 듯한 목소리다…
지금 막 잠에서 깨어난듯한 목소리다…
혜미야…혜미야…
받아주었구나….
받아주었구나….
마침내 받아주었구나….
내 눈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도는것만 같다…
아아…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내 손에 장을 지지지 않아도 되는구나, 이젠!!
그래…
잠에서 덜 깬 목소리라도…
지금 이순간…
네 졸리운 한 마디의 목소리가…
오빠에게…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 줄 아니…?
감동이다 감동이야....
이건 정말 감동이야.
네 졸리운 한 마디의 목소리가...
바로 지금 이 순간...
오빠에게 더할 나위 없는 감동을 주고 있단다....
“여보세요…오빠?”
혜미가 조금 전보다는 약간씩 깨어나고 있는 듯한 목소리로 나에게 물어온다….
아참, 그렇지….
벌써 세 마디나 듣고 있는 중이구나…
나도 대답을 해줘야지….
“으…으응…”
내가 대답해도 어처구니 없는 짧고 간단한 대답이 마치 신음소리처럼 내 입에서 튀어나온다.
하지만…하지만….
그 순간 나에겐 그것도 아주 힘들게…간신히 입 밖으로 흘러나온 한마디였다.
순간 눈물이 핑 돈다….
웬지는 모르지만….
안도의 눈물일까….
나는 눈물이 흘러내리려는 눈을 힘있게 감았다.
그리고 좀 더 밝은 목소리로 방금보다 좀 더 명확한 대답을 해주었다.
“나야, 오빠야.”
“오빠…안자고…뭐해?”
저 편에서 내 귓 속으로 흘러들어오는 혜미의 목소리는 여전히 다소 피곤한 듯 하다.
“으…으응…혜미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아아….이런 솔직한 대답이 있나….
그래 맞아…
혜미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네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네 목소리….듣지 못하면….
미쳐 버릴 것만 같아서….
네 목소리….듣지 못했다면….
너무너무 두려울 것 같아서….
“혜미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전화했어!”
다시한번 좀 더 강한 액센트로 분명하게 되새겼다.
“…………….”
혜미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더니 한마디 내뱉는 혜미의 말소리가 들려온다…
“그랬구나…나도 오빠 목소리 듣고 싶었어요.”
조금 전까지의 잠오는 목소리가 아니었다.
전혀 아니었다…
혜미가…깨어난거야??
“응…그리구…천둥번개가 너무 쳐대니까 무서워서리….큭큭…!”
“핏, 다 큰 남자가 그런게 무서워요??”
“우웅…무서워. 나 천둥번개 싫어해. 어릴 때부터 싫어했어. 혜미는 안 무서워?”
“난 이런 날씨 속에서도 하늘을 날아다니는 사람이란걸 잊으셨나용?”
혜미의 목소리에 장난기가 스며들어있다…
“큭큭…생각해보니 그것도 그렇네…많이 피곤해서 자는데 오빠가 깨워버렸구나??”
“응, 정신없이 곯아떨어져 버렸네…어찌나 피곤한지…
전화가 여러 번 오는줄도 몰랐어요…”
“꿈 속에서 네가 나왔더라.”
“후훗…정말요?”
“정말로. 꿈에서 너 봤어.”
“난 아무 꿈도 안꿨는데….혼자서 꿈 꾸니까 잼났어요?”
“그으러엄~!!! 잼났지. 엄청 신나는 꿈이었어…”
“무슨 꿈이었는데??”
“너랑 나랑 신나는 일이 뭐 따로 있겠냐?? 한바탕 격렬하게 하는 꿈이었지 흐흐흐…”
“쿡쿡…!!”
“정말이야!!
둘이서 어찌나 사납게 정신없이 격렬하게 해댔는지 결국 꿈 속에서 침대가 주저앉았어!”
“에이 설마…”
“아, 정말이라니까! 그런데 침대가 내려앉아도 그 상태에서 그대로 끌어안고선
바닥으로 데굴데굴 굴러가며 계속 해댔어.”
“………뭡니까 이거? 쿡쿡…”
“역쉬….! 넌 꿈 속에서도 정말 끝내주더구나…다시한번 느꼈다.
넌 그야말로 우리나라를 대표할만한 열혈색녀라는 사실을...
잘 키운 혜미 하나 열퀸카 안부럽다는 사실을…흐흐흐!!”
“쿡쿡쿡쿡….”
“좋댄다….역쉬 색녀…흐이구 이 쌕녀야…그만 좀 밝혀라!!! 흐흣!!”
“……참…역시 오빠는 오빠다…어지간히 심심했던가 보네?…
별 쓸데 없는 소리 다 하려고 피곤해서 곤히 자는 사람 깨운거야..??
참…오빠 답다 역시…쿡쿡쿡!!”
“헐~~별 쓸데없는 소리 들으면서 좋아서 죽을려고 한게 누군데…흐흐흣…”
아아…이젠 마음이 완전히 가라앉았구나…
정말 혜미 말 그대로 별 쓰잘데기 없는 소리 오가고 있어도….
이런 별 쓰잘데기 없는 소리 하고 있는 이 순간이 즐겁다…
나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진지하게 혜미에게 말을 건넸다.....
“혜미야….”
“응?”
“혜미야.....빨아 줘….”
“.................................................”
“푸키키키키킥~!!!!”
“…………………..”
“왜? 흥분돼??”
“.........................그만 잠이나 주무시지."
헐~~이것이 어디서 감히 오빠에게….
“왜? 기왕 깨어난 것 이대로 잠들 순 없잖아? 우리 폰섹 한번 하자.”
“................................. 그런 것도 해요?”
“그으럼~!!! 잘해. 폰섹 한번 할래?”
“내일 회사 안가요?”
“폰섹하고 갈 수 있어, 염려마. 하자.”
“다른 사람이랑 하세요.”
“다른 사람 없어, 그래서 너한테 전화 한거야. 오빠가 가르쳐 줄게.”
“……….빨리 잠이나 주무시지…”
“우웅~~~뭐가 어때서 좋잖아…하자….응? 하자…오빠가 달아오르게 해줄게….!!”
“혼자서 꿈이나 꾸면서 달아오르던지 말던지…난 잘래요…안농~!”
혜미의 목소리가 상당히 삐쳐있지만,
큭큭…난 너 놀려먹는게 세상에서 젤루 재미있다.
짖궂어도 할 수 없다….
너만 보면 장난치고 싶어져…
하지만…하지만….
“혜미야.”
“응.”
“사랑해….”
“………..”
“사랑해…사랑해 혜미야….
사실은…사실은 이 말을 들려주고 싶었어…
보고 싶다…자고 있는데도 너무 보고 싶어서…
같이 자고 싶다…같이 있고 싶다…
같이 자고 아침에 같이 눈을 뜨고….
그래서…비도 그치고 어느 새 햇살이 우리한테로 비추어오고….
그래서 잠에서 깨어난 네 얼굴 마주 보면서…네 눈을 보고 싶어….”
혜미가 아무 말이 없다….
잠시 후 부드러운 목소리가 귓 속으로 흘러들어온다.
“나도….
사랑해요 오빠…
나도…그랬으면 좋겠어요…
…………………
사랑합니다…당신.”
아아…! 아아~~!!
순간 온 몸에 솟구치는 희열!!!
행복하다….
포근하다….
웃음이 나온다….
악몽을 꾸길 정말 잘했구나~!!!
…..하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역시….
역쉬….꿈은 반대다.
“그래…정말 사랑해요…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소중한 우리 혜미…^^
그래…지금 이 순간…
이것으로 다 이루었도다 큭큭큭…..
할 말 다했다.
됐어, 오늘은 여기까지!!
이걸로 오늘은 여기에서 일단 스톱~!!!
내일 다시 이 다음을 이어서 하자 큭큭~!!! OK??”
“흠헤헷…OK!^^”
“그래…사랑한다…잘자요, 우리 혜미^^”
“오빠도 잘 자요..”
혜미가 전화를 끊는다…
후후훗…사랑스러운 것….
뜻하지 않게 이 새벽에....
이런…기분 좋은 일이…
이 지랄같은 험상궂은 날씨 속에서도 이런 유쾌한 일이...
이럴려고….
이럴려고….
일부러 꿈 속에 나타나 나를 놀라게 했던거구나….
그래 좋다!
몇 번이고 나타나라!!
얼마든지 받아줄 테니!!!
그리고...그리고....
다음엔 정말로 폰섹도 한번 해보자꾸나~~!!!
오빠가 확실히 달아오르도록 최선의 서비스로 봉사할 테니..
확실히 젖어들도록 해줄테니~~!ㅋㅋㅋ
마음이 편안하다…
비바람이 내리고 불고…
천둥번개가 울리고 번쩍여도…
이젠 나를 위해 울려퍼지는 축가로밖에는 여겨지지 않는다.
이제 나는 기분 좋게 꿈 속으로 들어가련다~!!!
혜미야…잠시만 기다려라…
오빠가 다시 꿈 속으로 들어가서 너랑 만난다….
이번 꿈 속 타임에선…
이제 서로 손은 그만 흔들고....
아까 내가 엉겁결에 너한테 구라쳤던…
정말로 한바탕 침대가 내려앉는 꿈으로 꿔보자꾸나 흐흐흐…
잠시만 기다려라…
아주 잠시만...
한발 먼저 꿈 속으로 들어가....
목욕제계하고 꽃단장한채로 그렇게 오빠를 기다리고 있거라.
한바탕 격렬하게 하자!!ㅋ
오빠가 곧 갈테니...예쁜아…후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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