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승호 이야기 1

소라바다 14,272 2019.04.15 23:58
나의 처제 이야기와 연계된 글입니다. 먼저 처제 이야기를 읽으시길 추천드립니다.
 
글 성격상 승호는 네토설정인데 제가 네토 성향에 대해선 잘알지 못합니다. 묘사가 잘못되더라도 양해하시고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원래 다른 스토리를 쓰려고 했는데 내용이 잘안나오네요
 
처제이야기가 스토리 진행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있고 해서 곁가지 이야기로 보충 설명하는 정도로 생각하고 보시면 될듯합니다.
 
——-
 
친구녀석들이 오래간만에 술이나 한잔 하자며 연락이 왔다.
모두 모이면 좋겠지만 다들 시간이 녹녹치 않아 오늘은 아쉽지만 셋이서만 보기로 했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석재와 승호가 먼저 도착해 있었다.
근 두어달 만에 얼굴을 마주하는 친구들이다.
내가 도착하자 두녀석은 하던 이야기를 끊고 나를 반겨 주었다.
 
“ 아~ 광표 왔냐? 오랫만이다. ”
 
“오~ 먼저 와있었구나. 오래간만이다.둘다.”
 
“ 우리도 좀전에 왔어. 앉아라. ”
 
양철로된 원통형 테이블엔 연탄불위에서 벌써 고기가익어가고 있었다.
 
“ 잘들 지냈냐? 무슨 얘기들 하는 중이었는데? ”
 
“ 쟤 여자 소개 받는단다. ”
 
“ 뭐? 누구한테? 이쁘대냐? ”
 
승호의 말에 반사적으로 고개가 돌아가며 석재 녀석을 바라 보았다.
 
“ 아~ 남경이가 지 처제 소개해 준다네. ”
 
“ 처제를? 너한테? 걔가 드디어 미쳤구나? ”
 
밖으로 꺼내어 이야기를 하진 않았지만 의구심이 들었다.
우리친구들 모두 석재녀석의 독특한 성향을 알고 있던터라 의문이 먼저들었다.
 
나의 말이 무슨뜻인지 알아챈 석재 녀석은 나를 바라보는 대신 집게를 집어 고기를 뒤적이며 말을 잇는다.
 
“ 뭐 그쪽도 나랑 비슷한가봐. ”
 
“ 비슷하다니? ”
 
“ 음~ 그러니까~….”
 
이어진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아내와 처제가 같이 한남자를 공유한다는 이야기에 넋이 나갈정도였다.
 
“ 야~ 근데 그런 여자라도 상관없다고? 아니 친구랑 잔여자라도 상관없다고? ”
 
“ 뭐 내여자의 또다른 애인이 내친구다. 정도인데 뭐 특별할건 없지 않을까?”
 
“ 우와~ 진짜 대단하다고 해야하는거냐? 마인드 엄청나네.”
 
머리로는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 뭐 본인이 괜찮다는데 뭐~ ”
 
옆에서 승호가 거든다.
갑자기 지난번 일이 기억나며 갑자기 짜증이 치민다.
 
“ 그래서 넌 니 와이프가 다른남자랑 자도 괜찮다는거냐?”
 
“ 뭐~ 상관있냐? 어차피 나 없을땐 뭐하고 다닐지 어떻게 알아? ”
 
“ 하~ 이쉑히 말하는거 하고는~ 진짜 속편한 소리하네 ”
 
너무 태평하다. 답답하다. 대놓고 이야기 할수도 없고…
 
“ 그래서 겸사겸사 주말에 시간맞춰서 얼굴이나 보자고… 팬션 예약이나 이런건 내가 할테니까 ”
 
답답한 내 속과는 달리 석재는 속편한 소리를 늘어놓는다.
 
“ 모르겠다. 알아서들 해라 난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
 
답답함에 앞에놓인 맥주를 들이키며 알아서 하라고 손을 내둘러 버렸다.
이놈이나 저놈이나 제대로 된놈이 없는것 같다.
 
“ 넌 뭐가 불만이냐? 간만에 만나서 왜그래? “
 
“ 처제랑 자는 놈이랑 그처제를 소개받겠단 놈이랑 지마누라가 다른놈이랑 자되 된다는놈이 친구라 그렇다. 씨파 . 니들이 미친거냐? 내가 이상한거냐? “
 
“ 이놈 왜 갑자기 이래? 너 무슨일 있었어? “
 
심사가 뒤틀린 내가 갑자기 어깃장을 놓자 승호가 나를 달래려고 나섯다.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의 모습에 더 속이 뒤집어졌다.
 
“ 너 말이야 쉑히야~ 저놈이야 원래 그런거 알고있었고 넌 갑자기 뭔뜬금없는 소리야? 넌 꼭 말을 그렇게 해야겠냐? “
 
“ 내가 뭐~ 틀린말 했냐? 그리고 어차피 나만나기 전에 처녀도 아니었을텐데. 그게 뭐 별거라고 어차피 나도 밖에서 이래저래 여자랑 자고 다니는데 우리 마누라라고 그러지 말란법 있냐? “
 
“ 대답하는 꼬라지 하고는~ 그래서 바람이라도 났으면 좋겠냐? “
 
“ 바람이 났으면 좋겠다는게 아니고 그냥 가정을 지키는 선이라면 눈감아 줄수있다는 거야.”
 
“ 그래서? 나랑 자도 괜찮다? “
 
“ 너? 너 내마누라랑 자고 싶냐? 너라도 상관없지. 선만 지킨다면… “
 
“ 아우~ 이런 또라이 쉑히들이 친구라고~ “
 
답답한 마음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는 승호가 붙잡았다.
 
“ 야! 그러지 말고 우리집가서 한잔 더하자. 저넘은 가봐야한다니까 우리둘이라도 우리집으로 가자. 오래간만에 만났잖아. “
 
“ 니네집 안가! “
 
“ 아따 그놈참 뻣대기는 집에 전화도 해놨어. 가자. “
 
그냥 자리를 파하기는 시간이 너무 일렀다.
승호녀석은 아쉬웠는지 자기 집으로 가자며 나를 붙잡았고 끝내 뿌리치지 못한 나는 결국 녀석에게 잡혀 승호집으로 향했다.
기왕에 이렇게 된거 그녀에게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택시에 몸을 실었다.
 
“ 여보. 우리 왔어~ “
 
“ 아~ 오셨어요? “
 
“ 네 제수씨 오래간만이네요. 죄송해요 그냥 밖에서 먹고 헤어지려고 했는데 이녀석이 굳이 집으로 가자고… “
 
“ 괜찮아요. 덕분에 저도 한잔하고 좋죠 뭐~ 안그래도 요즘 둘다 바빠서 술한잔 하려던 참이었었어요. “
 
살갑게 맞아주는 승호의 아내를 바라 보았다. 역시 내가 착각한게 아니다. 몇일전 남자와 손잡고 모텔에 들어가던 모습은 그녀가 맞았다.
 
“ 왜? 간만에 보니까 우리마누라가 너무 이쁘냐? “
 
생각을 하는통에 너무 오래 바라본 모양이다.
승호의 아내가 무안해 하고 있었고 승호녀석이 농담을하며 나를 잡아끌었다.
녀석의 손에 이끌려 집안으로 들어섯다.
 
“ 이야~ 집안 분위기가 아직 신혼 같네요. “
 
아이가 없는 집안은 아직도 신혼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깔끔하게 정돈된 집안 분위기가 왠지 승호아내의 성격을 말해주는것 같았다.
문앞에서의 무안함을 만회하려 천천히 집안을 둘러보며 너스레를 떤 후 식탁에 가서 앉았다.
 
“ 갑자기 연락해서 많이 준비는 못했어요. 이해하세요. “
 
“ 아우~ 이정도면 훌륭하죠. 잘마시겠습니다. “
 
식탁위에는 몇가지의 진안주와 찌개 마른안주까지 준비되어있었다.
술도 맥주와 소주 양주까지 꺼내놓고 있었다.
 
“ 무슨 술을 이렇게 많이….. “
 
차려놓은 모습에 질린 내가 놀라자 승호녀석이 호쾌하게 양주를 따 자신의 글라스에 따라넣는다.
 
“ 자~ 나는 집이니까 제대로 먹어볼란다. 너 오늘 자고 가라. “
 
“ 자고 가긴 무슨. 먹고 가야지. 민폐 끼치기 싫다. “
 
“ 괜찮아요. 자리도 다봐놨으니 그냥 주무시고 가세요. “
 
“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 놈이 꼭 튕겨요. 자고 가라면 자고가.”
 
작정이라도 한듯 승호녀석은 시작부터 소주와 양주를 섞어 폭탄주를 만들어 들이키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이렇게 마시는 스타일이 아니었지만 놔두었다.
승호의 아내와 해야할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역시나 한시간정도 그렇게 홀짝대던 녀석은 견디지 못하고 소파로 가서 누웠다.
 
“ 안그러던 녀석이 뭔 술을 저렇게 죽자고 마시고 그래? 원래 집에서 저렇게 마셔요? “
 
승호가 자리에 눕자 둘만남아 어색해진 분위기를 바꿔보려 승호녀석을 타박하기 시작했다.
 
“ 아니예요. 평소엔 집에서는 그냥 맥주 정도만 마시는데. 오늘은 좀 많이 업된거 같아요. “
 
내가 타박하자 승호의 처는 승호의 편을 들며 감싼다.
역시 부부는 부부인가보다.
 
“ 제수씨 요즘 승호랑은 괜찮죠? 저놈 저거 딴짓하거나 그런건 아니죠? “
 
“ 네. 성실해요. 아시잖아요. 저 일하고 들어오면 피곤하다고 가끔 마사지도 해주고 얼마나 잘해주는데요. “
 
“ 그렇구나. 다행이네요. “
 
다시 두사람사이의 대화가 끊어졌다.
남의 아내와 단둘이 마주앉은 이상황이 참으로 난감하고 어색했다.
 
“ 저~ “
 
“ 저기~ “
 
둘이 동시에 입을 떼었다.
무언가 할말이 있는 모양이었다.
나역시 그랬으니 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 먼저 말씀하세요. “
 
내가 이야기 하자 승호의 아내가 잠시 망설이더니 이야기를 꺼낸다.
 
“ 사실 요즘 좀 이상하긴 해요. 그전에도 제 몸 사진찍고 그런게좀 있어서 싫다고 했는데 요즘은 제가 싫어하니까 저몰래 찍는거 같아요. 거기다가 자꾸 저보고 애인을 만들어 보라는둥. 다른남자랑 자봤냐는둥 점점 이상해져요. “
 
“ 저 미친놈~ 이그~ 걱정 마세요. 아까 술먹으면서도 이야기 했는데 승호놈 제수씨 많이 사랑해요. 만약에 다른남자랑 자도 자긴 괜찮다고 하던데요? “
 
“ 그런말이 어딨어요. “
 
“ 그러게 말입니다. 에혀~ 진짜 답답한놈. 제가 잘이야기 해볼께요 “
 
뭐라 변명거리가 생각나지 않는다. 그저 타박을 하며 맞장구를 쳐줄뿐이다.
 
“ 그리고~ 저~~~ “
 
“ 네, 말씀하세요. “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야할지 모르겠다.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봐야 답이 나오질 않았다.
그냥 대놓고 물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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