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판도라의 상자 - 9

소라바다 6,085 2019.07.08 05:48
카페에 출근해서 몸에 배였는지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몸이 간다.
아무 감정없이 손님을 응대하고, 음료를 만들고, 설거지거리가 나오면 치우고, 그 순간순간 잊는다지만...
카페에 특성상 오늘처럼 손님이 없으면 머리속에 엄마생각때문에 자지가 계속 서있다.
수많은 생각을 하고 상상을 하기에 자지가 너무 서있어서 아플정도다.
아침이고 카페사장이 출근해서 내표정을 보고는 넌지시 물어본다.
요즘 무슨일 있어? 얼굴이 굳어있고 계속 딴생각에 잠겨있는듯 한데....
일은 무슨, 별일 아니에요.. 그냥 요즘 잠을 잘 못자서 피곤해서 그래요
아? 그래? 별일없음 다행이고
카페사장은 갸우뚱거리곤 바로 가게 전체를 둘러보러 갔다.
엄마 생각을 하고 나니 시간이 흘러 11시 30분이 됐다
나~ 밥먹으러 나갔다 올게~ 점심 맛있게 먹어~~ㅎㅎ
어김없이 카페사장이 밥먹으러 갔다온다면서 나갔다. 요즘 그러고 보니 카페사장의 표정이 좋다.
한달전부터인가 이시간에 고정적으로 나가더니 애교넘치는 목소리로 말이다.
남자라도 생겼나?
아, 카페사장은 여사장이다. 그리고 35살 노처녀이고, 바닷가가 좋아서 바닷가 앞에 카페를 차렸다.
남자랑 있는걸 못봤지만, 점점 옷차림이며, 화장이며, 꾸미는 모습을 보니 남자가 생겼거니 한다.
 
입맛도 없고, 아침에 본 영상이 충격적이라서 머리속에 맴도는 바람에 점심은 부랴부랴 간단히 먹고
카페 일을 시작했고, 사장은 안들어왔다.
이리저리 일을 하고 나니 카페 알바 마칠 시간이 되서 정리하고 있는 와중에도 오늘따라 사장은 안들어왔다.
왜 안들어오시지?
카페 사장님에게 전화했다.
뚜루루루루 뚜루루루루루 뚜루루루루 뚜루루루루
전화 못받으시나?
전화를 끊으려는 순간
여보세요..
사장님 어디세요?
응?..음...으...친구...좀 ....만나고 있어..
네?
친구좀...으흐...만나고 있어
사장님 괜찮으세요? 목소리가...많이 안좋으셔요...
아...그게..하아...좀..체해서...가래가 좀 껴서...콜록 읍읍..괜찮아
아..사장님 그럼...집에 얼른 들어가서 쉬세요..
그래...너가 알아서 정리하고 들어가...난 좀 집에 들어가서 쉴게
카페사장은 빠르게 말하고 끊어버렸다. 황당했다.
먼가 목소리도 많이 떨리고 먼갈 참고 있는 목소리였다.
오호 혹시? 남자 만나서 섹스하고 있었나? 카페사장님도 여자였구만ㅋㅋ
묘한 흥분이 들면서 엄마도 횟집사장과 있을때 전화받으면 저러지 않을까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카페 일을 얼른 마무리 하고 집에 들어가니 고요했다.
엄마는 아직 퇴근전인거 같았다.
이젠 당연하다는 듯이 횟집사장과 있나란 생각이 든다.
나도 횟집사장을 인정하는 듯한 불쾌함이 동반된다.
기분이 더러워진 나는 저녁밥을 먹으면서 야잘알 사이트에 접속했다.
오늘자로 타투이스트가 새로운 글을 올린게 보였다.
암캐의 통화란 제목의 글을 클릭해서 들어갔다.
글에 들어가자마자
여자는 엎드려있고 엉덩이와 등엔 암캐,개보지,걸레 천박한 글자가 덮고 있었으며, 엉덩이엔 나비문신이 있었다.
근데 엄마의 모습은 아닌거 같다. 다른사람처럼 보인다. 여자는 엎드려있어서 잘안보이지만 귀에 폰을 댄거 보니 통화하는듯한 모습이 보인다.
같이 첨부되어있는 음성파일을 재생해보았다.
여보세요..
아흐으으응으으으...아흐흐으응으으ㅡ으으
응?..음...으...친구...좀 ....만나고 있어..
헉헉헉...아흐응으으으으으...읍읍......
아...그게..하아...좀..체해서...가래가 좀 껴서...콜록 읍읍..괜찮아
고함과 대화가 오가는건데 그 대화내용이...카페사장이다...
분명 나와 통화한 내용이다. 분명하다.
형님이 만들어 주신 제 전용 암캐 감사히 먹겠습니다. 너무 맛있네요. 먼곳까지 달려올만 합니다. 통화하면서도 계속 박아달라고 일도 안가고 ㅋㅋㅋ 대단한 변기년입니다.
많은 능욕해주시길 바랍니다.
카페사장까지 암캐를 만들다니 암캐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수수한 모습의 여자였는데 저렇게 됐다라는게 믿겨지지 않았다.
집에서도 알바로 일하는 카페에서도 암캐를 마주해야 한다니.....안그래도 불편한데....
고민만 늘어나는 밤이 될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