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아내의 일기 3 - 완전한 사랑 외전

소라바다 13,834 2019.09.05 12:29
“이거 봐. 네 자신도 모르고 있는 거 같지만 넌 아직 미개발 상태야...”
“아우 하아 하아 아흑....”
 
“그래서 말인데 내가 너를 개발해 줄게...”
아후 그 그럴 필요 아흑 어 없어요. 아아“
 
“후후후...”
남자는 그렇게 웃더니 한 손을 아래로 내려 나와 남자가 결합되어 있는 곳을 향한다. 그리고 잠시 후 흠뻑젖은 나의 중심의 애액을 손가락에 묻혀 클리토리스를 비비며 동시에 유두를 비틀며 깊에 쑤셔대는 것이다.
“아후 아아아 아우 나 몰라....”
순식간에 다시 한 번 가볍게 달해 버린다.
“하아 하아 하아”
 
내가 숨을 고르고 있자 남자는 다시 나의 귀에 대고 속삭인다.
“내가 이번 주에 기태와 놀러를 갈 거거든...”
“하아 하아”
“그래서 말이야. 널 데려갈 생각이야...”
“아우 하아 아 안되요...”
“왜 안된다는 거지?”
“하아 나 남편이 허락하지 아우 아 않을 거에요.”
“남편이 허락하면은..?”
“아우 그 그래도... 아 안되요”
“흐응”
 
갑자기 남자가 나의 클리토리스를 강하게 비벼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동시에 강하게 박아대기 시작하는 것이다. 난 마치 숨이 넘어갈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후 아후 아아 아으으으 으허헝”
그리고 얼마 안있자 다시 난 절정에 달할 것 같았다.
“아으으으 나 몰라.. 나 어떻게 아우 하아 하아 아아”
 
그 순간 뻥하며 남자가 빠져나가 버린다. 그리고 나의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던 손도 없어져 버린다.
난 나도 모르게 엉덩이를 치켜들며 신음소리를 토한다.
그리고 혼자서 엉덩이를 꿈틀댄다.
하지만 더 이상의 자극은 오지 않는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남자의 물건이 삽입되고 나를 끌어올린다. 그러다 다시 절정의 코앞에서 빠져 나가는 것이다. 그 사이 남자는 한 마디도 안한다.
그렇게 몇 번을 계속하자 내가 미칠 것만 같았다.
“아우 제발... 그러지 말아요 네?”
하지만 남자는 아무 말 없이 또 그런다.
“아우 아아 제 제발....”
정말이지 미칠 것만 같다.
 
그때 남자가 다시 속삭인다.
“어때 하고 싶지?”
“아후 네 네 제발...”
“그럼 남편이 허락하면 갈거지?”
“하아 하아 하 하지만 허어억 헉”
순간 남자가 깊게 침입해 온다. 난 말을 끝맺지 못하고 헛바람을 삼킨다.
“다시 뺄까?”
“아아 안되요...”
난 남자가 다시 빼 버릴까봐 엉덩이를 뒤로 내밀며 부벼댄다.
남자는 빼는 대신 천천히 넣어다뺐다를 재개하며 다시 속삭인다.
“남편이 허락하는데 어때. 넌 나의 강요에 못이겨서 가는 거야. 어쩔 수 없이... 니가 만약 가지 않는다고 하면 난 저 동영상을 네 남편과 학교에 보내 버릴거야...”
“하아 하아 아 안되욧~~~!”
“그래 그러면 안되지... 그러니까 넌 나의 강요에 못이겨서 어쩔 수 없이 가는 거야. 대신 남편이 허락하면 말이지...”
 
“하 하지만...”
“남편이 허락하면이라니까! 수락하면 이번엔 안빼고 네가 갈때까지 쑤셔줄게....”
너무나 달콤한 유혹이었다. 그리고 남편이 허락하면이라고 하지 않는가!
남편은 허락하지 않을 게 분명했다.
“조 좋아요. 대신 남편이 허락하면이에요. 하아”
“그래 좋아. 당연하지. 난 억지로는 안 시켜...”
남자가 이제야 시원스럽게 쑤셔주기 시작한다.
점점 나의 감도가 높아지기 시작한다.
 
남자는 계속해서 나를 자극하면서 말을 한다.
“하아 오늘 집에 가면”
“하아 하아 아아”
“니가 먼저 남편에게 묻는 거야”
“아우 아아”
“이번 주말에 기태가 1박 2일로 놀러가자는데 가도 되냐고”
“하아 아아 아흑... 아우 아아”
“둘 둘 네명이서 간다고 먼저 남편한테 물어볼 수 있지?”
“아후 아아 으으”
 
남자가 나의 클리토리스를 다시 비벼오기 시작한다.
“아우 아아”
“그 정도는 물어볼 수 있지?”
“아우 아아 아 알았어요. 아아 아흑”
“그래 지혜는 너무 착하고 이뻐... 이번엔 끝까지 가게 해 줄게. 마음껏 느껴”
“아우 허어억 아아”
그렇게 나를 자극하던 남자가 내가 거의 절정에 이르자 나를 돌려 눕힌다.
 
그리고는 나의 양 발목을 잡더니 나의 머리쪽으로 누르는 것이다. 나의 하체는 활짝 벌어지며 엉덩이가 들리는 꼴이 되었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 해보는 자세였다. 너무 부끄러운 자세였지만 그런 걸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그리고 남자의 강하게 나의 중심을 쑤셔온다.
“아후 아아 아후 나 죽어....”
정말이지 너무나 강렬한 자극이었다.
“아악 아아”
이러다가 나의 그곳이 터져버리지나 않을지 걱정될 정도였다.
그리고 순식간에 나의 절정은 다가왔다.
“아후 아아 나 몰라... 나 가요. 나 간다. 가~~~”
남자는 그 순간 나에게 강하게 푹 쑤시더니 그대로 나의 다리를 잡고 있던 손을 풀고 나를 껴안는 것이다. 그리고는 다시 강하게 마구 쑤셔온다.
“아후~ 아아 어떻게... 아아 악~~~”
난 순간 머릿속에서 별들이 폭발하였다.
 
다음 순간 난 남자의 허리에 나의 다리를 휘감고 더욱 끌어당겼고 남자는 다시 나의 입술에 키스를 하였다. 그리고는 마치 나의 혀를 뽑아낼 듯 그렇게 강하게 빨아당겼다. 난 그런 남자의 머리를 양팔로 끌어안는다.
절정의 순간에 혀를 이렇게 강하게 빨리는 것이 나에게 새로운 자극으로 다가왔다. 입속이 얼얼하면서도 짜릿하다.
남자는 여전히 빠른 속도로 나에게 박아대고 있었다.
나는 절정의 상태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계속해서 흥분하고 있었다.
그리고 키스를 풀고 남자가 나를 더욱 끌어안으며 박아대자 나도 그런 남자를 끌어안는다.
잠시후 남자가 나의 귀에 대고 헐떡거린다.
“나 할 거 같아.”
“하아 하아 하 하세요.”
“나 한다. 네 속에 가득”
“아우 그래요. 가득 해주세요. 어흑”
남자가 약간 상체를 들더니 더욱 빠르게 움직인다.
나에게도 느낌이 왔다. 남자가 곧 사정할 것이라는 것이
 
어느 순간 남자가
“어흐흑 헉” 숨을 토하며 나에게 깊이 박아온다.
바로 사정의 순간인 것이다.
난 남자의 허리를 감고 있는 다리를 힘을 줘 조은다. 마치 더욱 깊이 사정해 달라는 것처럼...
 
그리고 남자의 사정이 느껴졌다. 그때 나의 머릿속에서는 또다시 별들이 쏟아졌다.
“아우~~~~”
 
잠시 격정의 순간이 지나가고 남자도 나도 모두 숨을 헐떡이며 누워있다.
숨이 어느 정도 진정되자 난 감았던 눈을 뜨고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땀에 흠뻑 젖어 있다. 그리고 나도 마찬가지로 땀에 젖어있다.
숨이 잦아들고 정신이 돌아오자 뜨겁게 타올랐던 내 자신에 대한 후회와 원망이 밀려온다.
‘아 또 다시 이렇게 되어 버리다니’
남편을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지도 않은 남자를 아니 오히려 불과 조금전까지 경멸하며 싫어했던 남자를 이렇게 뜨겁게 받아들이다니...
 
잠시 후 남자가 같이 샤워를 하자며 나를 일으킨다.
이제 더 이상 거부할 힘도 의지도 남아 있지 않다. 벌써 이렇게 되어 버리지 않았는가!
난 말없이 남자의 뒤를 따른다.
목욕탕에 들어간 남자는 말없이 나의 몸에 물을 뿌리고 바디샴퓨를 내 몸에 뭍히기 시작한다. 그리고 정성스럽게 정말로 정성스럽게 그렇게 나의 몸에 거품을 일으키더니 샤워를 시켜주는 것이다.
완전히 딴 사람 같았다.
이 사람이 좀전에 나를 협박하던 그 사람이 맞나!
순간 내 눈이 의심스러워 진다.
내 몸을 모두 씻기자 이번엔 자신의 몸을 씻는다. 난 순간 갈등을 느꼈다.
나도 씻겨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고
하지만 난 그러지 않았다.
어쩌면 그것이 마지막 자존심일지도 아니면 어쩔 줄 모르고 망설인 것일지도...
 
남자는 금방 자신도 다 씻더니 나의 몸을 또 정성스레 닦아준다.
밖으로 나오자 나에게 옷을 건네주며 입으라는 것이다.
 
내가 옷을 다 입고 가만히 있자 나를 의자에 앉히더니 컴퓨터를 조작하여 좀전의 동영상을 지워버린다.
나는 순간 멍하니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도 나를 쳐다보더니 웃지 않는 진지한 얼굴로 말한다.
“난 내가 말한 건 지키는 사람이야. 그리고 이걸 지워도 카메라에 원본이 있는 건 알고 있지?”
순간 난 “아~”하고 그러면 그렇지라고 느껴버렸다.
하지만 남자는 나의 예상을 깨는 말을 한다.
“오늘 집에 돌아가서 아까 얘기했듯 남편에게 이번 주 주말에 기태랑 커플로 1박 2일 놀러가도 되는지 물어봐”
“...” 난 자신도 없었고 그렇다고 거부할 수도 없어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남편이 허락하면 가는 걸로 하는 거야. 대신 니가 물어보는 것 자체만으로 영상은 모두 지워줄게.”
“...저 정말요?”
“난 약속 지킨다니까! 하지만 물어보지도 않고 엉뚱한 짓하면 각오해야 할 거야. 알았지?”
“휴우~ 네 알았어요. 약속 꼭 지켜주세요.”
“지혜야 말로, 거짓말 하는 거 다 알아보는 수가 있으니까”
“알았어요. 하지만 남편이 허락하지 않으면 그만이에요.”
“그래... 이제 나가지! 집까지 바래다 줄게.”
 
남자는 싫다는데도 기어이 나를 집앞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리고 내가 내리기 전 다시 한 번 내가 오늘 먼저 남편에게 물어보라고 다짐을 하는 것이었다. 난 알았다고 하였고 괜시리 나의 집까지 알고 있다라는 생각에 겁이 났다.
 
눈앞에 도착하니 9시쯤 되었다. 의외로 빠른 시간이었다.
 
난 심호흡을 한 번하고 초인종을 눌렀다.
남편이 누구세요하며 물어온다. 내가 이렇게 일찍 올지 몰랐나 보다.
내가 “저에요” 하며 대답하자 남편은 문을 열어주며 조금 놀라는 듯하다.
 
난 그대로 안방으로 들어간다. 남편을 마주할 용기도 없지만 빨리 옷도 갈아입고 싶어서였다. 잠시후 남편의 소리가 들린다.
식사했냐는 것이다. 난 먹지 않았지만 괜히 걱정할 것 같아 먹었다라고 말하며 남편은 식사를 했는지 물어본다.
그러자 대충 먹었다라고 한다.
 
난 옷을 다 갈아입고 거울을 한 번 보고 다시 한 번 한 숨을 쉬고는 밖으로 나온다.
밖으로 나와 남편을 보자 맥주를 마시고 있다.
어쩌면 잘 된지도 모르겠다.
난 맥주를 핑계로 냉장고에서 몇병 꺼내와 남편에게 다가간다.
내가 다가가 앉았지만 TV소리만 울릴 뿐 남편도 나도 어색하다.
그러자 남편이 먼저 말을 꺼낸다.
잘 놀았냐라고... 하지만 대답하기가 참 어렵다. 그래서 그냥 둘러댄다.
다시 침묵이 흐르고 남편이 맥주를 쭈욱 들이킨다. 난 남편의 빈잔에 술을 따라 주며 속으로 다시 한 번 심호흡을 하며 남편에게 말을 한다.
 
“저 사실...”
“응? 응 뭐?”
“밥 먹고 모텔에 갔었어요...”
아까 그냥 밥 먹었다고 했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였다.
그리고 남편의 눈치를 살핀다. 행여나 화를 내지 않을까 겁이 난다.
“으응 그랬어? 근데 생각보다 일찍 왔네...”
“네....”
남편이 의외로 별반응이 없다.
하지만 그것이 폭풍전야처럼 더 나를 두렵게 한다.
 
난 그런 남편의 모습을 지켜본다. 남편은 그저 TV를 보면서 맥주를 들이키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까!
몹시 망설여 진다.
하지만 결국 말을 하지 못하고 난 맥주만 쭈욱 들이킨다.
빈잔을 내려놓자 남편은 보고 있었는지 나의 잔을 채워준다. 그러면서 목말랐나 보냐고 물어온다.
그래서 그냥이라고 대답하였다.
그리고 남편이 말을 건 이 타이밍에 다시 말을 할까 하였지만 역시나 망설여 진다.
휴우~ 조용히 남편 모르게 한숨을 짓는다.
 
남편이 갑자기 오랜만에 건배를 하자고 한다.
나도 속이 타던 터라 그러자고 하자 남편이 원샷이란다. 그리고 남편이 잔을 비우자 나도 잔을 비운다. 아무래도 술을 좀 마셔야 할 것 같았다.
잠시 망설이고 있는데 이번엔 남편이 TV로 눈을 돌리지 않고 나를 쳐다본다. 그러자 난 순간 머뭇거려 졌다.
 
“왜? 무슨 할 말 있어?” 남편이 나에게 물어온다.
“네? 아니... 저기 여보”
“응 말해!”
“저 당신 괜찮아요?”
난 속으로 한참을 고민한 끝에 다른 얘기를 한다.
“어? 무슨....”
“기태씨랑 모텔에 갔다 왔는데...” 나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난 순간 말을 하면서 남편에게 미안했다. 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기태씨가 아니라 이민혁이란 사람을 만나고 온 것이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남편에게 말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남편이 대답을 한다.
“사실... 기분 좋지는 않지.”
“그런데 왜 아무 말도 안해요?”
“후후 왤까! 글쎄... 당신이 솔직하게 얘기해 주니까! 나도 솔직하게 얘기할게.”
“...”
나는 말없이 남편을 쳐다본다.
“아까 내가 문 열어 줬을 때 당신이 내 옆을 지나갔잖아!”
“...네”
“그때 당신이 외도한 냄새가 나더라고.”
“네? 샤워하고 왔는데....” 난 순간 놀라서 이렇게 대답하고 말았다.
나에게 외도한 냄새가 나다니...
순간 덜컥 겁이 났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남편을 쳐다봤다.
 
“그냥 당신이 다른 남자랑 관계를 가지면 독특한 냄새가 나” 이러는 것이다.
“...네에... 그럼 알고 있었던 거네요.” 순간 덜컥하였지만 솔직해지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응. 그래도 당신이 이렇게 솔직하게 먼저 말해주니까 기뻐, 썩 기분 좋지는 않지만...”
“미안해요. 저도 그럴 생각은 아니였는데...”
이거 이민혁이란 남자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야할까!
“음... 봐주는 건 이번 한 번이야. 다음부터 나한테 말도 안하고 그렇게 당신 마음대로 하면 안돼!”
말을 할까 말까 몹시 망설이고 있던 나에게 남편의 의외의 대답이 들려온다. 순간 구세주가 내려온 듯 하다. 많이 미안하면서도 지금 이 순간은 그렇게 느껴졌다.
 
“네. 미안해요. 안 그래도 당신 많이 화낼까봐 걱정했는데 다행이에요. 후후”
난 맥주를 마시며 처음으로 웃었다. 미안하면서도 조금은 안도한 그런 웃음이었다.
 
그리고 다시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미안하여 다시 남편에게 말을 한다.
 
“저기... 여보”
“응? 뭐 또 할 말 있어?”
“... 우리 계속 이렇게 지내도 괜찮을까요?”
“당신 그만두고 싶어?”
“...” 난 바로 대답을 하지 않고 남편의 대답을 기다린다.
“솔직하게 얘기해 줘. 우린 부부잖아. 그리고 이 문제는 혼자만의 생각으로 될 일도 아니고 당신과 나 둘 중 하나가 힘들어 하면 안되니까!”
남편이 이렇게까지 말을 하자 솔직히 말하였다.
“사실... 좀 겁이 나요.”
“...” 남편이 더 많은 얘기를 원하는 것만 같다.
“이러다 우리 잘 못되는 것은 아닐까 하고...”
“그래. 나도 인정해. 좋은 일도 언젠가는 나쁜 일이 생기는 거니까! 더구나 우리 같은 경우는 우리 사회에서 용납되는 것도 아니구.”
“...”
“...”
이번엔 둘 다 말이 없이 그저 술잔을 들이킨다.
 
그리고 다시 남편이 말을 먼저 꺼낸다.
“여보 그럼 우리 이러자!”
남편의 얘기에 난 남편을 쳐다보았다.
“우리.... 아이 생기면 그만두자!”
‘아이’
남편이 아이 얘기를 하자 갑자기 감정이 복잡해진다. 만약 아이가 생긴다면 더 이상 이럴 수 없는 것이다. 아니 지금 당장 그만둬야 할지도...
 
그때 다시 남편의 얘기가 이어진다.
“어차피 젊음도 한 때잖아! 우리가 지금 이래보지, 언제 이렇게 해 보겠어. 그리고 좋은 사람들도 만났고...”
“네...” 난 조용히 그저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난 지금 남편을 속이고 있지 않은가!
나에게 선택권은 없을 것 같았다. 그저 남편이 원하는 대로 할 수밖에...
 
“그렇게 걱정 돼?”
“네 좀... 그것도 그렇구... 이러다가 정말 우리 잘 못돼 버리는 건 아닌가 그렇기도 하고...”
남편이 나를 꼭 껴안아 준다. 그러자 나도 남편의 품으로 파고 든다. 정말로 남편에게 너무 미안하다. 그래서 더욱 남편의 품을 파고 든다.
 
남편은 그것이 나의 애교로 느껴졌나 보다.
“난 당신 정말 사랑하고 만약 당신이 그만두자고 하면 언제든지 그만 둘 거야!”
“네 알아요. 저도 당신 너무 많이 사랑하구요.”
더욱 고민이 쌓여만 간다. 아 어떻하지...
 
난 남편의 품에 안겨 나의 이마를 남편의 가슴에 몇 번 부비고 남편을 보지 않는 상태에서 용기를 내어 남편에게 말을 한다.
“저기 여보”
“응?”
“만약인데요... 만약에...”
“응 무슨 말인데 그렇게 뜸을 들여?”
“제가 만약에 기태씨랑 둘이서 놀러 갔다온다면...” 난 여기서 말을 멈추었다.
 
남편이 어떻게 대답할까!
“후후 그러면 난 소영이랑 놀러 가지 뭐” 남편은 그렇게 장난처럼 대답한다.
이게 아닌데... 난 다시 좀더 진지하게 남편에게 물어본다.
“아니 그게 아니구요.”
“응?”
“만약 내가 기태씨랑 어디가서 하루 자고 온다면요?”
“뭐어?” 남편은 그제서야 조금 놀란 듯 목소리를 높이며 나를 떼어 놓는다.
갑자기 남편에게서 떨어지자 난 불안하였다. 남편을 살펴보니 다시 술잔을 들어 입에 대는 것이다. 그리고 곰곰히 생각하는 모습을 보인다. 난 불안하고 미안하여 남편을 더 이상 바라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술잔만 바라보고 있었다.
 
“당신 벌써 기태랑 약속 한 거야?”
휴우~! 남편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온다.
“... 오늘 기태씨가...”
하지만 난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한다. 사실 기태씨가 말한 것이 아니라 이민혁이란 남자가 말한 것이었다. 그리고 단지 남편에게 물어보라는 것이었던 것이다.
 
“기태가 뭐?”
“오늘 갑자기 자기랑 놀러가자고 하더라구요.”
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얼버무린다.
“...으음 그래서 당신은 뭐라고 했는데?”
아 남편이 그냥 거절해 줬으면...
“당신에게 물어본다구요.”
이건 거짓이 아니다. 남편에게 물어본다고 한 것은 사실인 것이다.
 
잠시후 남편이 다시 말을 걸어온다.
“여보”
“네...”
“당신 생각은 어떤데...?”
“....”
난 쉽게 대답할 수가 없다.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좋겠어. 만약 당신이 가고싶다라면 한 번은 허락할까도 생각해.”
그런데 남편의 대답은 의외의 것이었다. 내가 가고싶다고 한다면 허락을 하겠다라니... 이럴 수가! 순간 난 남편이 원망스럽다. 그래서 남편을 떠보기 위해 이렇게 말하였다.
 
“.... 당신만 허락한다면...”
‘제발 당신 안된다고 해주세요.’
“나만 괜찮다면 당신은 가고 싶다라는 거야?”
남편은 안된다라고 하는 대신 이렇게 물어오는 것이다. 난감하였다.
 
“... 꼭 가고싶은 것이 아니라...그냥...”
“확실히 대답해 줬으면 해.”
난 몹시 고민되었다. 도대체 남편의 생각은 무엇일까!
그래서 난 좀 더 강하게 나가보기로 마음먹었다. 남편의 생각을 확실히 알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조심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네” 난 조용히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런데 남편의 대답은 점점 엉뚱해 지는 것이다.
 
“둘이만 가는 거야?”
“...아니요... 친구들이랑 같이 간데요.”
“친구들?”
“네... 친구 커플이랑 4명이서요.”
 
남편은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드디어 말을 꺼낸다.
“음... 여보. 내가 이걸 받아들인다는 것이 무척 힘들다는 거 알지?”
‘아아 여보~’
“네...”
“좋아! 당신이 가고싶다면 허락해 줄게.”
‘아아 이럴 수가 정말로 남편이 허락을 하다니...’
“미안해요...”
난 순간 남편에게 더욱 미안함을 느꼈다.
오늘 일도 미안하였고 지금 이렇게 남편을 시험한 것도 너무 미안하였다. 그래서 솔직하게 말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그때 남편이 먼저 말하는 것이다.
“대신 나도 조건이 있어.”
“네... 뭐요?” 난 조금 놀랐다. 하지만 될 수 있는 한 침착하게 말하였다.
“당신이 이번 주말에 기태와 갔다오는 대신”
“...”
“내가 말하는 거 한 가지 들어주는 거야. 무조건!”
“무조건요?”
“그래 무조건!”
‘아아 이게 아닌데...’
남편의 표정을 보니 이제와서 아니라고 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남편의 표정이 너무 진지한 것이다. 휴우~
 
“휴우... 네 알았어요.”
“그래 그럼 갔다 오도록 하고... 한 가지 더!”
“네” 난 힘없이 대답하였다.
“난 당신이 나에게 솔직했으면 해. 나도 그럴 것이고...”
“... 네 그럴게요. 미안해요.”
난 남편에게 솔직하지 못한 내 자신이 더욱 밉고 남편에게 미안하였다.
 
하지만 남편은 그런 내 마음을 모르는 듯 하였다.
 
술자리가 끝이 나고 우리 둘다 잠자리에 들었지만 남편도 나도 서로 원하지 않는다. 불안하고 무서웠다. 난 늦게까지 잠이 들지 못하였고 남편도 그런 것 같았다.
난 작게 한숨을 내쉬며 고민을 하였다.
오늘만 지나면 남편이 기태씨에게 말할 것이고 그러면 정말 갔다 와야 하는 것이다.
아아 정말 어떻게 해야 좋을지...
 
그리고 결국 다음날 남편은 퇴근해서 나에게 기태씨에게 내가 간다고 말하였다고 한다.
‘아 이젠 물릴 수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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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럴 수가...
결국 내가 아내를 보내 버린 것이다.
아내는 스스로 가고 싶은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렇게 바보 같을 수가...
서로가 서로의 생각을 모르고 서로의 마음을 상해하고 있었다니...
이제사 그날 아내와 술을 마시면서 아내가 왜 그렇게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한참을 멍하니 그렇게 있다가 시간을 보자 벌써 꽤 많이 지나고 있었다.
아까 퇴근하면서 아내에게 집에 들렸다가 금방 간다고 하였는데...
어차피 아내가 퇴원하자면 며 칠 있을 것이고 아직 아내의 일기를 읽을 시간은 충분하였다. 난 서둘러 아내의 일기를 다시 넣어 놓고 아내의 속옷을 챙겨서 병원으로 향하였다.
병원에 도착하니 아내는 그냥 침대에 누워 있었다.
난 아내를 바라보며 잘 지냈냐며 늦어서 미안하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아내는 좀 더 쉬다 오지 벌써 왔냐라며 오히려 나를 더 챙겨준다.
 
잠시 아내를 멍하니 쳐다본다.
나의 시선을 느낀 아내가 왜 그리 쳐다보냐라고 말을 한다.
“아니 그냥 당신 이뻐서...”
갑자기 일기속의 내용이 내 머릿속을 스윽 스치면서 아내가 그 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오는 것이다.
“당신도 참... 이런 모습이 뭐가 이뻐요.”
“아니야 당신 정말 많이 이뻐...”
“피이~!”
 
“참 검사 결과 나왔어?”
“아 참 안그래도 아까 간호사가 보호자 오면 불러달라고 하더라구요.”
“어 그래? 그럼 나 잠깐 나갔다 올게.”
“네 그러세요.”
 
난 내가 가지고 온 아내의 옷가지를 한곳에 치워 놓고 안내데스크로 향하였다.
그리로 가서 아내의 이름을 말하고 잠시 기다리자 담당간호사가 온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결과 나왔나요?”
“네 나왔어요. 이쪽으로 오세요. 제가 선생님께 안내해 드릴게요.”
“네...”
난 따라가면서 마음이 조금 앞선다. 그래서 간호사에게 먼저 아내의 상태가 어떤지 물어보았다.
 
“저기 아내는?”
“후훗 많이 궁금하신가 봐요. 좀 있음 담당 의사선생님께서 알려주실 텐데요.”
“네 저기... 좀...”
사실 교통사고 후유증은 안심 못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하지만 예쁜 간호사가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자 좀 멋쩍었다.
“음 뭐 어차피 아시게 되시겠지만 보호자분께서 너무 궁금해 하시니까 간단하게 말씀드리면요.”
난 궁금한 듯 간호사를 쳐다보았다.
“다행이 금방퇴원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세한 건 선생님께 여쭤 보세요.”
“아네 그래요? 감사합니다.”
“후훗 저기 여기”
 
진료실에 들어서자 안경낀 의사선생님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간호사가 아내의 이름을 말하며 보호자라고 말하자 의사선생님이 그러냐며 나에게 자리를 권하는 것이다.
 
“저기 아내는 어떤가요?”
“네~ 다행이 왼팔 골절상을 빼고는 다른 곳은 이상이 없네요.”
“아 그래요?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교통사고라는 게 워낙 후유증을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한 며칠 더 경과를 지켜 본 후에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이 번 주말쯤 퇴원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네. 혹시 다른 곳은 다치지 않았나요?”
“네 찰과상 몇군데 정도로 아주 경미하네요.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옆에 동승하신 분에 비해서...”
순간 기태의 얘기가 의사선생님의 입에서 나오자 기태의 상태가 궁금해진다.
 
“저기 기태는 아니 아내와 같이 타고 있던 친구는 어떻습니까?”
“네... 죄송합니다. 그 환자분은 지금 회복실로 옮겼는데요. 아무래도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저기.. 힘들다면...”
“음....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뭐 꼭 그렇게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네 그렇군요.”
 
몇 가지 질문을 더하고 난 진료실을 나왔다.
병실로 돌아가자 아내가 뭐라 그러냐며 묻는다.
그래서 난 의사선생님께 들은 대로 팔이 부러진 것을 제외하고는 별 이상이 없다고 하였다. 그리고 빠르면 이번 주말쯤 퇴원할 수도 있다라고 말해주자 아내는 그냥 덤덤하게 그러냐고 말한다.
 
그리고는 역시 아내는 주부라 집안 살림살이와 내 식사 얘기가 오가고 아내의 학교 얘기 나의 회사 얘기 등을 하다가 아내는 다시 잠이 들었다.
아내가 잠이 들자 난 아내가 깨지 않게 자리를 비켜준다. 밖으로 나와 음료수를 하나 뽑아서 벤취로 가서 앉았다.
벌써 9월로 접어들었지만 아직 밖은 더웠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일을 되짚어 보았다. 아내와 처음 만났던 일부터 결혼, 그리고 지금까지 생활, 펜션에서의 일, 그 후 지금까지...
물론 기태가 나쁜 마음을 먹어 저렇게 된 것이지만 나도 거기에 한 몫 한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그리고 이제 아내가 퇴원을 하면 다시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겠지...
이제부터 정말 아내에게 잘해줘야 겠다. 그리고 이번에 느낀 것이지만 사소한 것 하나에 서로가 오해하고 마음 아파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내를 더욱 이해하고 더욱 사랑해 줘야 할 것 같다. 지금처럼 속좁게 그러는 것이 서로에게 아픔만 주는 것이다.
 
음료수를 다 마시고 병실로 돌아오자 아내는 여전히 자고 있다.
그러고 보니 병실에서 마땅히 할 일이 없었다. 1인실이라 따로 TV도 있었지만 아내가 깰까봐 그냥 신문만 뒤적거린다.
그런데 그것도 금방 읽어버리고 정말이지 심심하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뭐라도 가져 오는 건데...
‘나도 이런데 아내는 오죽할까!’
그 생각이 들자 이따 아내가 깨면 책이라도 가져올지 물어봐야겠다.
 
결국 나도 졸다 깨다 하다가 아내는 저녁식사 시간이 다 되어서야 깨어났다.
“당신 심심하죠?”
“아니 뭐... 괜찮아.”
“당신 오늘도 집에 가서 자요.”
“아니 오늘은 여기서 자려고 맘 먹고 왔는데...”
“에이 안 그래도 되는데...”
“근데 나보다 당신이 더 심심할 것 같은데, 내일은 오면서 책이라도 갖다 줄까?”
“음 글쎄요. 손이 이래서...”
하기야 한 손으로 책을 보는 것은 불편할 것이다.
“그래도 심심하잖아! 하루종일 TV 보고 있을 수도 없고...”
“그러면 한 권 갖다 주시든가요.”
“그래. 내일 내가 한 권 갖다 줄게.”
“근데 이제 병실 옮겨도 되지 않아요? 1인실 비싸게 나올텐데...”
“아냐 그냥 있어. 내가 그 정도도 못해줄까!”
“후후후...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에요?”
 
아내의 병원 식사가 나왔고 나도 밖에서 먹고 온다고 나갔다 왔다.
병실로 돌아오자 아내는 앉아서 TV를 보고 있었다.
“당신 누워있지 않아도 돼?”
“갑갑해서요. 그리구 팔 빼고 다른데 다 괜찮다면서요...”
“그래도... 무리하지 마...”
“후후 걱정 말아요. 아프면 바로 누울테니까”
“의사선생님이 괜찮다곤 했지만 어디 불편한데 없어?”
“뭐 괜찮은 거 같은데요. 좀 머리가 아픈 거 빼고는요”
“뭐? 머리 아파?”
“아니 그냥 두통이 좀...”
“이거 이상있는 거 아냐?”
“아니 그 정도는 아니에요... 너무 누워있어서 그럴 수도 있구... 내일은 좀 걸어다녀 봐야겠어요.”
“음... 너무 무리하지 말구...”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아내와 난 어색해 하였었는데 아내의 사고를 계기로 다시 예전처럼 돌아 온 것만 같았다.
 
어느새 시간은 11시를 지나가고 병동도 조용하다. 보지도 않으면서 켜놨던 TV도 끄고 이제 슬슬 잘 준비를 하였다.
“당신 정말 여기서 괜찮겠어요?”
“으음 괜찮아~ 마누라가 다쳤는데 남편이 이 정도는 해야지...”
“그럼 여기 침대에 같이 누울래요?”
“에이 좁은데 뭘... 그냥 당신 편하게 자...”
“그러지 말고 이리와요. 당신 옆에 눕고 싶어서 그래요. 아니면 집에 가던가...”
“나 참...”
난 어쩔 수 없이 침대로 올라갔다. 아내의 왼팔이 부러졌기 때문에 난 아내의 오른쪽에 누웠다.
 
“당신 팔베개 좀 해줄래요?”
“으응...”
침대는 비록 좁았지만 오랜 만에 아내랑 같이 누워 보니 기분이 푸근하다. 아내도 그런지 내쪽으로 얼굴을 부빈다.
그런 아내의 머리를 오른손으로 쓰다듬어 준다.
 
“여보...”
“응 왜?”
“왜 안 물어봐요?”
“뭘~?”
“...당신이 출장간 사이...”
“음... 뭐 그럴 겨를이나 있었나...”
“그래서 안 물어볼 거에요?”
“물어보면 솔직하게 얘기해 줄래?”
“휴우~ 그래야죠....”
“그동안 당신에게 너무 미안했어요....”
“뭘~ 내가 더 미안하지...”
 
사실 내가 출장간 사이 기태가 언제 왔으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몹시 궁금하였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물어볼 것은 아닌 것 같았다. 나중에 아내가 퇴원해서 집에서라면 몰라도...
 
“얘기해 줄까요?”
아내의 목소리가 작지만 또렷하게 들린다.
“음....” 난 잠시 생각하는 듯 그렇게 가만히 있는다. 그러자 아내는 나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 하다.
 
“그럼 몇 가지만.... 내가 묻는 것만 얘기해 줄래? 자세한 거는 나중에 얘기하기로 하고...”
“네 그럴게요...”
“기태가 언제 온거야?”
“당신이 출장가고 그날 저녁에요...”
그럼 뭔가! 월요일날 내가 전화했을 때 아내가 한 얘기는 무엇인가! 아내가 나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인가! 아니 사실 아내가 나에게 거짓말 한 것은 아니다. 내가 그날 아내에게 누구와 같이 있냐고 물어 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물어본다.
“몇 시쯤 왔는데...?”
“한 9시쯤요....”
꽈광 이럴 수가! 내가 저녁 11시 쯤에 전화했을 때 아내는 그럼 기태랑 같이 있었단 말인가!
 
“그럼 3일 동안 계속 같이 있었던 거야?”
“...네. 화요일 오전만 빼구요.”
“뭐 화요일 오전만...?”
난 나도 모르게 아내 말을 반복한다.
어떻게 오전만 빼고 계속 같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아내는 학교에 갔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조퇴했어요. 오전만 하고...”
“....” 난 다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저 너무 나쁘죠?”
잠시 둘다 아무런 말이 없었다.
 
“왜 말을 안했어?”
“휴우~ 말 해봐야 어쩔 수 없었잖아요. 당신 걱정만 할 거구... 일도 못할 거구...”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아내의 어쩔 수 없었잖냐라는 말이 마치 나를 원망하는 듯 들린다. 하기야 내가 기태에게 출장에 대해서 말을 했으니 할 말이 없다.
그리고 아마 내가 그 사실을 알았다면 아내 말대로 일을 못하고 안절부절 못하였을 것이다.
 
한참만에 아내가 다시 입을 연다.
“당신 화났어요?”
“으음 아 아니... 그냥...”
“미안해요.”
다시 침묵이 이어진다.
기분이 묘했다. 화가 난 건지 어떤지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해 온다.
 
다시 한참만에 아내가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저기 여보 할 말 있는데...”
“무 무슨?”
“저기 사실 그 동안에요.”
“...”
“내가 당신에게 말 못한 게 많아요. 그래서 이렇게 얘기 나온 김에”
“잠깐 잠깐만...”
난 분위기상 아내가 무슨 얘기를 할지 알 것 같았다.
아무래도 아내는 지금까지의 일을 모두 나에게 얘기하려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난 아직 그것을 들을 준비가 안되어 있다.
그것은 아내의 일기를 다 읽고 난 다음 내가 아내의 일을 모두 알게 된 다음 그때 들어도 듣고 싶었다.
그래서 아내의 말을 가로 막았던 것이다.
 
아내는 나의 말을 기다리고 있다.
“여보... 무슨 얘긴지 모르겠는데... 일단, 여기 병원에서 할 얘기는 아닌 거 같아... 나중에 당신 퇴원하고 상황봐서 그때 얘기하자... 응”
아내도 나의 말에 동의를 하는 것 같았다.
“하긴 그렇네요. 병원에서 할 얘기는 아닌 것 같네요... 하지만 나중에라도 못할 것 같아서 말 나온 김에 할려고...”
“아냐 여보... 다음에 하자...”
“후우~ 그래요. 그럼....”
아내는 그렇게 한숨을 짓더니 나의 겨드랑이에 얼굴을 묻는다.
 
어느새 아내의 잠자는 소리가 들린다.
머리가 복잡해진 나는 잠이 쉽사리 오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아내의 상황도 이해가 될 것 같았다. 하루 종일 병원에서 뭐 할 것인가!
여러 가지 생각들을 많이 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나와 같이 자게 되고 어쩌면 말할 기회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 난 아직 준비가 안되어 있었다.
최소한 아내의 일기라도 다 읽고 나서 얘기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출장간 사이 우리집에서 아내와 기태가 3일 동안 같이 생활했었다 라고 생각하니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다.
 
다음날 난 병원에서 바로 회사에 출근하였다.
오늘은 눈치가 보여 조퇴를 하기가 좀 그랬다. 그래서 아내에게 문자를 보내 오늘은 업무를 다 보고 저녁에 간다라고 하였다.
오늘이 벌써 금요일이니 내일은 오전만하고 병원에 가서 아내의 상태를 보고 토요일이나 일요일쯤 퇴원시킬 생각이었다.
 
퇴근을 하기가 무섭게 집으로 향하였다.
아내에게는 저녁을 먹고 집에서 씻고 간다고 하였으니 서두르면 중간에 한 두 시간 정도는 여유가 있었다. 난 빨리 아내의 일기를 보고 싶었다.
그래서 집에 가기가 무섭게 저녁을 배달시키고 아내에게 갖다 줄 책을 챙기고 내일 회사 갈 준비를 한 다음 씻었다.
그리고 저녁이 배달되자 재빨리 먹어 치웠다. 전부 하는데 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난 다시 큰방으로 들어가 장롱을 연다. 그리고 아내의 귀중품이 들어 있는 상자를 꺼낸다. 역시 가슴이 떨린다. 꺼낸 상자를 열고 거기에서 아내의 일기장을 꺼낸다.
휴우~ 심호흡을 하고 아내의 일기장을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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