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인도에서 만난 남자 - 9부

야동친구 1,726 2018.04.15 07:11
인도에서 만난 남자 9
"람 람 사떼. 람 람 사떼 해. 람람 사떼. 람 람 사떼 해. 람람........"
케이가 일러준 일본 여자들의 숙소로 가는 길에 알록달록 화려한 천에 휩싸인 시체를 메고
람람 거리며 지나가는 행렬을 두어번 만났다.
점심 먹을 때 부터 들리던 람람 어쩌구가 곡소리였나 보다.
침을 바닥에 탁 뱉었다.
어렸을 때 부터 장레차를 보면 재수 없다고 침을 뱉곤 했었다.
"나마시떼~"
일본여자애들의 숙소로 들어서자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었던양 일본애들이 인도식으로
인사를 해온다. 우리도 어설프게 손을 모아 합장 비슷하게 취하고 "나마시떼"라고 인사를 한다.
철재형이 한 일본 여자애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나선다.
"내가 군대에 있을때 수색대에 있어서 길 찾는거 하나는 알아주지."
아저씨들의 대화에서 군대는 빠질 수 없는 소재다.
씨발 나도 군대 갔다 왔다구. 뭐 행정병이었지만. 것두 빡셌다구요. 얼마나 날밤을 깠는데.
형오형님 마저 일본 여자애를 끌고 뒤를 따라가자 나도 어제그 예의 하얀 일본애를 에스코트 한다.
이름이 유끼꼬인지 유끼에인지 뭐라고 했더라?
"맞아 여기야. 저기 금딱지 덕지덕지 붙은 게 골든템플인가 뭔가야. 저기 문처럼 생긴 기둥이 입구가
틀림 없어. 역시 아직 나의 야생의 감은 죽지 않았군."
뭘 그리 혼자 감탄을 하시나 이 아저씨야. 그냥 길따라 쭉 나오니 여기구만. 참 내~
큰 길로 나오자 재래시장이 보인다.
재래시장을 거쳐 갠지스 강변의 가트로 가려니 주위에서 호객꾼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곤니찌와?"
반응이 없자 이번엔 한국어로 호객행위를 한다.
"어디가요?"
픽하고 웃음이 나온다.
한 어린 꼬마 호객꾼이 우리 뒤를 쫓아오면서 집요하게 잡아끈다.
"곤니찌와? 어디가요? 니 하요?"
귀찮은 나머지 한마디를 내뱉었다.
"집에간다."
"집에가요? 장동건. 방실이"
하하하. 웃음이 나온다. 나말고도 집에간다고 뿌리치는 사람들이 꽤 있었나 보다.
바로 한국인인걸 아는 걸 보니. 그리고 장동건 방실이라니?
나이가 들면서 배도 조금 나오고 살이 통통하게 붙기 시작했다. 샤워를 할때마다 불만스러워
투덜대면 우리 이쁜이는 "뭐 귀엽고 듬직하기만 하구만." 라고 놀리는건지 위로한다.
근데 장동건이라니.
방실이는 또 뭔가? 내 옆의 그녀는 일본인형같다. 155나 될까? 작은데다가 하얀얼굴에 빨간입술이
몹시나 대비된다. 방실이?
옆에 일본애가 인도녀석이 자신을 가리키며 방실이라고 하자 궁금했나보다.
"Very beautiful korean singer"
길을 가자 인도인들이 뭔가 거므스레한것을 뱉어내며 우리를 보고 웃는다.
이빨에 뭔가 자뜩 끼어 있는것 같은데 그들은 별로 개의채 않아 보인다.
조금 더 가니 갠지스 강이 나온다.
계단식으로 올라선 돌로된 강변을 가트라 한 단다.
가트 윗부분 그늘에 앉아 강바람을 쐬고 있는데 한 인도인이 다가와 악수를 청한다.
손톱 밑에 낀 때가 전혀 반갑지 않았지만 꾹 참고 악수를 하는데 이 사람이 내 팔을 잡고 주무르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형오형과 철재형도 마찬가지인 상황인가 보다.
"이거 인도식 안마 같은데?"
형오형이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다.
계속 진행되면 돈을 내라고 할 것 같아서 "노"라고 말하자 그들의 ok ok 거리면서 계속한다.
그의 손길에 온몸이 축 늘어진다.
정신울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인도인들이 우리를 구경하고 있다.
일본애들은 흥미있는 얼굴로 관찰하고 있고.
아이고 쪽팔려.
어느정도 끝내고 나서 인도인들은 여자애들도 해도 되겠느냐고 우리에게 물어온다.
"no"
라고 말을 할려는 찰나에 일본 여자애들이 겁도 없이 손을 내민다.
인도인들은 화색을 띄고 열심이 그녀들을 주무른다.
"이잉.. 이타이 .. 이타이요..이.."
그들이 몸을 비꼬며 내는 비음이 색정스럽게 들린다.
마치 일본 야동에서 듣는 사운드같다.
하얀얼굴에 대비된 붉은 입술에서 나오는 비음이 나를 긴장시킨다.
한참동안 몸을 비비꼬고난 여자애들이 상기된 얼굴로 일어선다.
인도인들이 내가 좋았던 만큼 자신에게도 기쁨을 달란다.
돈달란 소리를 참 어렵게도 한다.
인도식 화법은 사람을 참 고민되게 만든다.
너네들도 쟤들 주무르면서 아주 좋았잖아. 봐 너네 그것 아주 힘 받았는걸?
내 것도 아닌데 괜히 아까운 생각이 든다.
땡볕아래서 가트를 둘러본다.
강바람도 흐르는 땀줄기를 식혀주지는 못하는 것같다.
호객꾼들이 계속 보트를 타라고 조른다.
내일 저녁에 일행들과 함께 타기로 되어 있었지만 일본여자애들이 무척이나 타고
싶어하는 눈치라 삼십분에 백루피로 흥정하고 보트에 오른다.
보트는 흔들거리고 땡볕을 가릴것 없어 속이 니글거리고 머리가 어질거린다.
성스러운 강이라는 갠지스강물은 어찌나 더러운지. 수질 개선좀 하지.
케이가 굳이 저녁에 타자고 한 이유를 알겠다.
가트를 둘러보고 시장통으로 돌아와 이것저것 구경을 한다.
저녁에 안주로 할겸 과일을 고르는데
"석류가 싸고 제철이죠."
어디서 튀어 나왔는지 모를 케이녀석이 싱긋 웃으며 참견한다.
목에는 어제와 다른 케논제 EOS 5 가 달려있다.
물론 저것도 우리 이쁜이가 탐을 내던 것이다.
"여자에게 좋데요."
"볼일 있다면서?"
"사람 구경중이에요. 각지의 사람들이 어찌나 신기한지. 한국에서 나온지 여러해가
지났는데 난 아직도 외국인들 보면 신기해요. 어 제가 방해 했나요?"
니가 여기 왠일이냐? 참견말고 꺼져라는 의미의 완곡적인 내 말에 케이는 슬쩍 웃으며
좋은 시간 되라며 석류를 재빨리 흥정해주고 사라진다.
쾌활한 목소리와는 달리 뒤돌아 걷는 그의 등이 쓸쓸해 보여 미안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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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가 일러준 레스토랑은 놀랍도록 깨끗했다. 드물게 실내에 에어컨 까지 가동중이었다.
쩝 졸라 비싸겠다.
메뉴판을 드니 역시나 가격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주문을 하려니
왠걸 꼬부랑 글씨. 뭔소린지 무슨 재료로 만들어졌는지 도통 알아볼 수가 없다.
형님들과 여자애들도 별반 다를바 없는 눈치이다.
용감하게 나서기로 했다.
"머쉬룸 앤 토마토 카레 위드 난 포 식스 피플"
결국 케이가 일러준 대로 주문을 했다. 영어로 주문을 하는데도 마치 난 한국어를 말하는것
같은 기분이 든다. 뭐 어차피 철자도 안 떠오르는 걸 뭐. 그래 나 무식하다.
"sorry sir. would you repeat that?"
" 아! 커리. 머쉬룸 앤 토마토 커리 위드 난 포 식스 피플"
에구. 쪽팔리다. 음료수는 그냥 "콕" 이나 마셔야 겠다.
형님들은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간다면서 낄낄대며 웃는다.
일본 애들은 영문도 모른채 따라 실실 웃는다.
이 사람들이. 자기들은 인도에서 기껏 해본 말이
"yes. no. sorry. water. this. thank you. how much" 밖에 없는 사람들이.
맛은 있었다.
듣기에 카레는 영국이랑 일본 카레가 맛있고 인도카레는 먹기 힘들다더니 그런데로 먹을만하다.
갑자기 사방이 어두워 졌다.
또 정전인가?
갑자기 입술에 축축한것이 느껴지더니 부드러운 것이 밀고 들어온다.
강한 흡착력에 나도 모르게 입을 벌려 맞아 들인다.
내 입속을 간질맛 나게 간지르는 그것을 살짝 살짝 이로 깨물어 본다.
지금은 키스타임인가?
간혹 나이트에 가면 키스타임이라고 어둡고 농밀한 시간을 주기도 한다.
인도는 레스토랑에서도 키스타임을 주나?
멀리서 불빛이 흔들리며 다가오자 부드러운것이 살며시 빠져나간다.
"sorry sir. power"s out. here is candle."
종업원이 정전이라며 초를 가져다 준다.
묘한 분위긴걸?
옆에 유끼어쩌고가 상기된 얼굴로 다가와 앉는다.
그 애의 눈동자 속에 흔들리는 촛불이 투영된다.